[EBN 칼럼] 산업기술과 영업비밀 보존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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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 현황'에 따르면, 2021년 89건, 2022년 104건, 2023년 149건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의 유출은 단순한 경제적 피해를 넘어 기업의 존망을 결정짓는 부작용을 낳는다.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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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은밀하게 나눈 말이라도 결국 남의 귀에 닿기 마련이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계의 잠언이 무색하게도, 조직의 핵심 기밀 유출로 인한 안보적 균열 및 경쟁력 훼손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가 안보의 핵심인 요격 미사일 재고 관련 군사 기밀이 유출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반역적 유출'로 규정하며 격노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내에서도 장윤기 수사 기밀을 유출한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지는 일이 있었다.
산업 안보 전선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 7월 중국 증시에 상장해 단숨에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삼성전자의 D램 공정 핵심 기술을 빼돌려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났다. 실제로 기술을 유출한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외 A 회사의 HKMG 반도체 제조 공정 기술 유출, B 회사의 OLED 설계 도면 유출, C 회사의 이차전지 배터리 기술 유출, D 회사의 초임계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 유출 등이 있었다.
경찰청이 발표한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 현황'에 따르면, 2021년 89건, 2022년 104건, 2023년 149건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에도 7월까지 이미 68건 144명을 검거했다는 발표도 있다. 기밀 유출은 이제 우리 산업계의 구조적 위협이 된 듯한 느낌이다.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의 유출은 단순한 경제적 피해를 넘어 기업의 존망을 결정짓는 부작용을 낳는다. 오랜 시간 쌓아 온 독점적 지위와 기술적 우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 실추, 투자 유치 실패와 대외 신뢰도 하락이라는 연쇄 파국을 부른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장치는 이미 마련되어 있다.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등이 그것이다. 최근 법률 개정을 통해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경우에 따라 간첩죄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그 패러다임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법률의 그물만으로는 유출을 완벽히 막을 수 없다. 결국 가장 근본적인 방어막은 조직 내부의 촘촘한 '내부통제 시스템'에 있다. 다음 네 가지 내부통제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조직의 기밀에 대한 정밀한 식별 및 등급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키고자 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면 방어할 수 없다.
핵심 기밀을 설계도면, 공정 기술, 빅데이터 등 '기술상 정보'와 마케팅 플랜, 핵심 인사 데이터 등 '경영상 정보'로 구분하고, 보안 수준에 따라 극비(1급), 대외비(2급), 사외비(3급)로 체계화하여 암호화 관리해야 한다.
둘째, 인적 리스크 통제를 고도화해야 한다. 2023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기밀 유출의 83.9%가 내부자에 의해 자행되었다. 정보 등급에 따른 엄격한 접근 통제, 입·퇴사 시 비밀유지 약정, 핵심 인력에 대한 전직·경업 금지 약정, 정기적인 보안 교육, 퇴사(예정)자에 대한 자료 회수 및 접근 차단, 위반 시 엄정 제재 등의 통제시스템 확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기술적 차원의 통제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문서 생성부터 반출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는 문서중앙화(ECM) 장치, 데이터 암호화(DRM)와 정보유출방지(DLP) 솔루션 도입, 네트워크 보안 장치, 스마트폰 촬영 방지 기술(yuMDL) 등을 촘촘하게 갖추어야 한다.
넷째, 보안 시스템 설계 및 준수 상태에 대한 내부감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내부감사인은 관련 법규 및 ISO 27001(정보보호) 상의 관리 요건, 기술적·인적 통제 솔루션 등 보안 관리 체계 전반을 체크리스트에 의거 면밀하게 점검 및 시정·개선해야 한다.
작은 문제에 대한 '호미질'을 소홀히 해 결국 '가래'로도 막지 못하여, 조직의 경쟁력을 무너뜨리고 파국을 부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견고하고 정밀하게 직조된 예방적 내부통제의 그물망만이 조직의 귀중한 무형 자산과 미래를 지켜내는 가장 확실한 보존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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