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익은 사과 ‘골든볼’…고온에도 착색걱정 없어

정채원 기자 2026. 8.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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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자꾸 올라가잖아요. 사과가 예전처럼 색깔이 잘 안 나요. 색깔이 안 나면 팔아먹기도 어렵죠."

42년째 사과를 재배하는 이정포 군위군골든볼연구회장(65)은 "앞으로 일주일 있으면 다 노랗게 바뀌는데 그때 보면 색이 정말 예쁘다"며 흐뭇해했다.

이 회장은 군위군이 2023년말 '골든볼' 사과 재배 희망농가를 모집했을 때 대상 농가로 참여했다.

군위군은 지역 카페 3곳과 '골든볼' 사과를 활용한 디저트·음료를 개발해 9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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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군위 재배농가 가보니
농진청 육성한 조생종 신품종
당도 높고 상온 저장성도 좋아
햇빛차단·원격관수시설 갖춰
대경사과원예농협 매입 판매
이정포 대구 군위군골든볼연구회장이 자신의 과수원에서 황색 조생종 사과 신품종인 ‘골든볼’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기온이 자꾸 올라가잖아요. 사과가 예전처럼 색깔이 잘 안 나요. 색깔이 안 나면 팔아먹기도 어렵죠.”

13일 오전 11시 대구 군위군 부계면 아침이슬사과농장. 2640㎡(800평) 규모 과원에는 수확을 앞둔 ‘골든볼’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름처럼 ‘황금색 공’은 아니었지만 연둣빛 튼실한 열매는 서서히 노란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42년째 사과를 재배하는 이정포 군위군골든볼연구회장(65)은 “앞으로 일주일 있으면 다 노랗게 바뀌는데 그때 보면 색이 정말 예쁘다”며 흐뭇해했다.

이 회장이 ‘골든볼’을 선택한 건 갈수록 심해지는 고온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과는 껍질에 색이 들 무렵 기온이 높으면 붉은색 발현이 떨어져 상품성에 치명상을 입는다. 그는 “수십년간 사과농사를 지으며 해가 갈수록 착색이 어려워지는 것을 체감했다”면서 “전체 8580㎡(2600평) 규모 밭에 ‘골든볼’을 30%가량 심은 이유”라고 말했다.

‘골든볼’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가 육성해 2021년 품종 등록한 조생종이다. 색 자체가 붉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착색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과실 한개당 평균 무게는 275∼300g, 당도는 14.8브릭스(Brix)다. 산도는 0.51% 안팎이다. 상온에서 20일 이상 저장할 수 있다.

이 회장은 군위군이 2023년말 ‘골든볼’ 사과 재배 희망농가를 모집했을 때 대상 농가로 참여했다. ‘과수 우리품종 특화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묘목과 과원 기반 조성 등을 지원받아 지난해 3월 지금 규모 밭에 800그루를 심었다. 올해는 본밭 재배 2년차라는 걸 고려해 나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그루에 열매를 4∼5개씩 남겼다. 이 회장은 “2026년엔 18㎏들이 50상자가량을 수확할 전망이나, 장차 성목이 되면 한그루당 열매가 50∼60개 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착색 부담을 덜더라도 고온에 대비한 과원 관리는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전언이다. 그는 “지난해 7∼8월 햇빛차단망과 원격관수제어시설을 갖췄다”면서 “볕이 너무 강할 때는 차단망을 펼치고, 물이 필요하면 휴대전화로 관수시설을 작동할 수 있어 과원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햇빛차단망은 농진청·군위군의 ‘기술보급 블렌딩 협력모델 시범사업’, 원격관수제어시설은 군위군 자체사업을 통해 지원받았다.

군위군 관계자는 “2024∼2025년 5㏊(1만그루) 규모로 조성한 특화단지를 2025∼2026년 15㏊(3만그루)로 넓히고, 2026∼2028년엔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과수원 특화단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10㏊(2만그루) 규모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든볼’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소비시장도 형성되는 분위기다. 대경사과원예농협은 올해 처음으로 농가에서 ‘골든볼’을 매입해 자체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선별한 뒤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공급 중이다. 올해 예상 취급량은 80t이고 농가 매입가격은 평균 1㎏당 5000원 내외다. 이 회장은 “농사만 잘 지어놓으면 농협에서 팔아주기 때문에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군위군과 대경사과원협은 14∼15일 대구지역 이마트 매장 5곳에서 산지 직송전을 연 데 이어 21∼22일 수도권, 전북 전주, 제주 서귀포, 부산·세종시 등 전국 매장 18곳에서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군위군은 지역 카페 3곳과 ‘골든볼’ 사과를 활용한 디저트·음료를 개발해 9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이 회장의 사과밭에서 “지역 여건에 알맞은 국내 육성 품종의 보급을 확대하고 재배기술 지원을 강화해 미래형 사과산업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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