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제재, 공공·민간 동일해야 [기고]

2026. 8. 2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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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성행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다루는 정부의 잣대는 민간과 공공 앞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에 반해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처벌 강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

기업이든 공공부문이든 어디에서나 유출된 누군가의 개인정보는 그 가치와 무게가 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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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성행한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더불어 범죄 수법은 고도화한다. 국내외 기업과 공공부문, 대학을 가리지 않고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정보 유출에 따른 외부불경제 폐해는 극심하다.

스페인에는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제도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실명이 스페인 개인정보보호감독기구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 수시로 공개된다. 대형 해킹이나 시스템 침해 사고는 물론, 주민 이메일 주소를 유출한 지자체의 행정적 과실까지 예외가 없다. 스페인 당국은 국민 혈세로 메꿀 금전적 제재 대신 기관장의 평판과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유인 구조를 재설계해 공공부문이 자발적으로 보안 체계 개선에 나서도록 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쇄신책과 피해 책임을 묻는 엄정한 조치가 뒤따른다. 영국에서는 2020년 교육부(DfE)의 학습기록서비스 관리 부실이 드러나자, 정보위원회(ICO)가 교육부에 견책 조치를 내렸다. 이후 교육부는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던 2,600개 기관의 권한을 제거하고 등록·접근 절차를 강화했다. 네덜란드에서는 개인정보를 세무당국이 불법적으로 수집·관리한 사건에 대해 370만 유로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별도의 아동수당 부정수급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각이 총사퇴한 바 있다.

한국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다루는 정부의 잣대는 민간과 공공 앞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최근 대규모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6,247억 원), SK텔레콤(1,348억 원), KT(539억 원) 등에 천문학적인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됐다. 별도의 소비자 보상과 국회 청문회, 영업정지 처분, 민사소송 위험까지 포함한 재무적·사회적 책임은 해당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다.

이에 반해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처벌 강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 57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다크웹으로 흘러 들어간 농촌진흥청에는 과징금 1억6,800만 원이 부과됐다. 23만여 명의 워크넷 정보가 노출된 한국고용정보원에 대한 과태료는 840만 원에 불과했다. '규제의 형평성'이 무너진 현장에서 피해를 본 국민이 "팔이 안으로 굽는 고무줄 잣대"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기업이든 공공부문이든 어디에서나 유출된 누군가의 개인정보는 그 가치와 무게가 다를 수 없다. 사고를 수습하고 제재하는 정부가 '그들만의 리그'인 공공부문에 민간과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면 국민의 불신과 분노는 더 커질 것이다. 공공부문의 안일한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책이 필요하다.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접속 차단, 실명공표제, 보안 감사, 인적 책임 강화 등 엄정한 대책이 요망된다. 개인정보 관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홍기영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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