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믿었는데 백골 돼 찾아”…유족 세번 신고에도 수사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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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백골이 다 돼서 찾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러나 이 남성과 계속 연락이 닿지 않은 유족은 두 차례 더 신고했지만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부 경장이 맡았던 장미란 씨(37) 실종 신고도 허위로 종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족이 네 번째로 경찰에 신고했고, 수색 끝에 22일 이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장 씨 사건 보도를 접한 가족들은 21일 다시 제주서부서를 방문해 재신고를 요청했고, 그제서야 경찰은 수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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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경장 “연락 닿았다” 당일 사건 종결
“위치 알리기 원치 않아” 거짓 보고까지
장미란 씨 실종 허위종결 사건과 판박이
담당자가 혼자 사건 접수-해제, 구조적 문제

23일 오후 3시경 제주서부경찰서 앞. 실종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의 유족들은 기자회견에서 울음을 참지 못했다. 유족들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를 했지만 제주서부서 실종 업무 담당자인 부모 경장은 “연락이 닿았다”며 당일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이 남성과 계속 연락이 닿지 않은 유족은 두 차례 더 신고했지만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부 경장이 맡았던 장미란 씨(37) 실종 신고도 허위로 종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족이 네 번째로 경찰에 신고했고, 수색 끝에 22일 이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유족은 통화에서 “경찰의 잘못이 명백하다. 향후 손해배상 소송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애타는 가족 실종 신고를 경찰관이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연이어 밝혀지면서 경찰청도 실종 신고 전수조사에 나섰다.
● 세 번이나 신고했지만 수사 안 한 경찰
직무유기 등 혐의로 22일 긴급체포된 부 경장은 지난달 2일 제주시에서 “6월 28일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도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당일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상급자는 물론 실종자 가족에게도 “실종자와 연락이 됐고, (실종자가) 가족에게 위치를 알리기 원치 않는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가족에게 “위치를 알려줄 경우 (실종자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말까지 했다. 또 그는 경찰의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접속해 스스로 이 남성의 실종 사건을 ‘해제’ 처리했다.
계속해서 이 남성과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6일에도 제주서부서 실종팀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실종팀은 부 경장의 말만 믿고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이 사건은 약 두 달 앞서 접수된 장 씨 실종 사건과 판박이다. 부 경장은 5월 15일 오후 6시 43분경 장 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약 2시간 30분 만에 “장 씨는 무사하지만 위치 노출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스스로 종결했다. 그러나 경찰이 확보한 장 씨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에 당시 장 씨가 부 경장을 비롯한 경찰과 통화한 내역은 없었다. 경찰은 부 경장이 장 씨와 직접 연락한 것처럼 꾸며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신고 당일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장 씨 관련 관리 목록도 삭제한 부 경장은 이날 허위 종결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또 경찰은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 전체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제주에서는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성인 실종 2914건이 접수됐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는 15명이다.

부 경장이 실종 신고를 두 차례나 허위 종결할 수 있었던 건 담당자가 접수부터 사건 해제까지 혼자 처리할 수 있는 현행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담당자는 사건을 등록·해제하려면 팀장·과장 등 관리자에게 사전 보고해야 하지만, 정작 시스템 입력 과정에는 관리자의 결재 절차가 없다. 제주 사건처럼 담당자가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로 보고하고 스스로 종결해도 이를 걸러내기 어려운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6만6259건이었던 성인 실종 신고는 2025년 7만814건으로 늘었다. 신고 이후에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성인 실종 ‘미해제’ 건수는 2023년 317건, 2024년 471건, 지난해 765건으로 2년 만에 2.4배로 늘었다.
실종 신고 허위 종결이 연이어 드러나자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이번 실종 사건의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담당자가 실종 사건을 해제하더라도 관리자가 최종 승인해야 종결되도록 절차를 개편하기로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자의 소재를 확인했다는 객관적 자료를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하는 등 담당자의 판단을 다른 관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는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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