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시민들은 친절하고, 밤에도 안전해”…주말 ‘대구’ 도심 누빈 마스터즈육상 세계인들

구경모(대구) 2026. 8.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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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에 이처럼 많은 외국인이 돌아다닌 때가 있었던가요." 대구 동성로와 서문시장 등이 요즘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5천m 육상 경기에 출전하는 그는 동성로가 대구에서 가장 큰 번화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찾아왔다고 했다.

대회 참가와 가족여행을 겸해 대구를 찾은 스페인 출신 키리안(41)씨는 이날 가족의 첫 관광지로 서문시장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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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서문시장 찾아 K뷰티 쇼핑, 지역 먹거리 체험
캐릭터 상품부터 템플스테이까지 관광 동선도 다양
외국인 선수·가족 도심 발길 이어져 상권 기대감↑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개막 후 첫 주말 밤인 22일 오후 9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는 늦은 시간에도 활기가 넘쳤다. 구경모 기자

"대구시내에 이처럼 많은 외국인이 돌아다닌 때가 있었던가요." 대구 동성로와 서문시장 등이 요즘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상인들은 매출 신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입이 귀에 걸렸다. 그 중심엔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8월22일~9월3일)라는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

대회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2일 오후 9시쯤 대구 동성로. 대회 관련 표식이 적힌 명찰을 목에 건 채 쇼핑백을 들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이 거리마다 즐비했다. 일부는 휴대전화로 지도를 살피며 쇼핑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화장품·캐릭터 매장과 음식점·카페 등 실내 공간에는 선수와 동반 가족이 나누는 다채로운 외국어로 가득 찼다.

지난 22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 화장품 매장에서 에스토니아에서 온 스베트로나씨가 자녀에게 선물할 K뷰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구경모 기자

동성로 한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에스토니아 출신 스베트로나(여·43)씨는 자녀들에게 선물할 마스크팩을 찾고 있었다. 대회에 출전하는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대구에 온 그는 "K뷰티가 에스토니아에서도 유명해 가족과 전화 연락하면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처음 방문한 도시라 밤늦게 멀리 나와도 될지 걱정했는데, 실제 와보니 거리가 밝고 사람도 많아 편안히 둘러보고 있다. 안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5천m 종목에 출전하는 폴란드 출신의 인디노 파리드씨가 지난 22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경모 기자

인근에서 만난 인디노 파리드(36·폴란드)씨는 휴대전화 지도로 주변 상점과 관광지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5천m 육상 경기에 출전하는 그는 동성로가 대구에서 가장 큰 번화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대구 중심가의 밤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며 "폴란드와 달리 늦은 시간에도 문을 연 상점이 많고 거리가 밝아 천천히 구경하기 좋다"고 했다. 경기를 마치고 해인사 등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계획인 그는 "아시아 여행은 처음이지만 오래전부터 승려들과 생활하며 불교문화를 체험해보고 싶었다. 현대적인 도시와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이 가까이 공존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키리안씨와 아내 리타 마두레이라씨가 지난 22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자녀와 함께 관광을 즐기고 있다. 구경모 기자

동성로 상인들은 마스터즈육상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방문객의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며 반색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대회가 매출에 미친 영향을 며칠 만에 판단하긴 어렵지만 최근 외국인이 부쩍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대회가 동성로의 로컬브랜드와 먹거리, 거리문화를 한 번에 알리는 호기가 될 것 같다"고 잔뜩 기대했다.

같은 시각 서문시장에도 외국인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대회 참가와 가족여행을 겸해 대구를 찾은 스페인 출신 키리안(41)씨는 이날 가족의 첫 관광지로 서문시장을 택했다. 그는 "방금 스페인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콩국수를 맛봤다"며 낯설면서도 색다른 한국음식에 대한 평가를 엄지척으로 대신했다. 아내 리타 마두레이라(여·41)씨는 두 딸을 가리키며 "서문시장에서 한국 캐릭터가 그려진 문구류와 기념품을 골랐다. 아이들이 한국의 귀여운 캐릭터를 무척 좋아해 구경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게 뭐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구시민의 '친절함'을 꼽기도 했다. 키리안씨 가족은 "길을 묻거나 메뉴를 고를 때마다 시민들이 친절하게 도와줬다"며 "대구사람들은 예의 바르고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구경모(대구)기자 kk0906@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