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무장관 “헌법에 ‘성정체성 차별 금지’ 명시해야”

곽진산 기자 2026. 8. 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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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법무장관이 베를린 퀴어축제 테러 사건을 계기로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독일 기본법(헌법)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파니 후비히 독일 법무장관은 22일(현지시각) 일간 라이니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테러 이후 성소수자를 더 잘 보호하기 위해 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는 물음에 이같이 밝혔다.

후비히 장관은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도 헌법에서 금지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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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망 29명 부상’ 베를린 퀴어축제 테러 계기
지난 7월2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 퍼레이드 행렬 인근 공원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현장을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운데),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오른쪽), 스테파니 후비히 법무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꽃을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 연방법무장관이 베를린 퀴어축제 테러 사건을 계기로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독일 기본법(헌법)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파니 후비히 독일 법무장관은 22일(현지시각) 일간 라이니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테러 이후 성소수자를 더 잘 보호하기 위해 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는 물음에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7월25일 베를린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 행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가담을 시도했던 압둘 발루트(21)가 승합차를 몰고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뒤 마체테(정글도)로 사람들을 공격해 여성 1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이튿날 경찰 작전 중 사살됐다.

후비히 장관은 “성소수자 공동체는 최근 심각한 적대와 폭력에 노출돼 있다”며 “기본법 개정은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기본법 제3조 3항에는 혈통, 성별, 언어, 출신, 신앙, 종교, 정치적 견해, 장애 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가 규정돼 있지만, 성적 정체성은 명시돼 있지 않다. 후비히 장관은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도 헌법에서 금지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정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후비히 장관은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에는 유보하는 태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무적인 신호도 보인다”며 “기민·기사연합이 이끄는 여러 주 정부가 이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리도 테러 이후 성소수자 공동체에 직접 메시지를 내고 국가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며 “기본법 개정은 그 약속에 실질적인 내용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후비히 장관은 “가해자는 이슬람국가에 가담하려 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서는 등 낯선 인물이 아니었는데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며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과 보안기관과 사법당국 사이의 정보 공유 등 법·제도 보완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 사건 용의자인 발루트는 청소년기 때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에서 활동해 보안당국의 관리·감시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5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의 무장투쟁에 합류하려고 레바논으로 이동했다가 7월 현지에서 체포돼 석 달 동안 수감됐고, 같은 해 11월 독일 귀국 직후 다시 구속됐다.

베를린 티어가르텐 지방법원은 지난 5월 그에게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폭력행위 준비 혐의 등으로 1년10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소년법상 사전 유예를 적용해 최대 6개월 뒤 형의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구속영장을 해제했다. 이후 법원이 용의자의 위험성에 관한 보안당국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고 판단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도브린트 장관은 지난달 26일 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에 “이 사안에 집행유예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며 “저는 그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후비히 장관은 “도브린트 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보안 당국과 사법부 사이의 정보 공유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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