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급해졌나…월급 45배 보너스·빚탕감으로 신병 유혹

방성훈 2026. 8. 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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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부족해진 병력을 메우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는 둔해졌고 사상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CSIS는 침공 이후 올해 6월까지 러시아군 사상자를 약 140만명, 우크라이나군을 약 52만 5000~62만 5000명으로 추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러시아가 하원 선거 이후 대규모 동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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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 7551만원…주요 지역도 40%↑
푸틴, 확정 채무 1억7000만원까지 면제 카드
CSIS "월 사상자 3만명, 신규 모집 웃돌 것"
다음달 하원선거 뒤 대규모 동원설도 확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부족해진 병력을 메우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입대할 때 주는 일시금을 잇따라 올리고, 빚에 시달리는 이들의 채무까지 깎아주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로 사상자가 불어나자 전열을 서둘러 다시 짜려는 것이다.

지난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 81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의장대가 러시아 국기와 옛 소련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러시아군 정원을 153만 5000명으로 늘리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2월 침공을 시작한 뒤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려 온 러시아가 여섯 번째로 증원에 나선 것이다.

주(州)나 시 같은 러시아 연방 구성체들은 최전선에서 싸울 계약병에게 주는 일시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러시아 군사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인상을 거듭한 끝에 450만루블(약 7551만원)로 연방 구성체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지난해 러시아 평균 월급의 약 45배에 해당한다.

독립 언론에 따르면 국내 주요 지역의 평균 지급액은 올해 5월 기준 274만루블(약 4598만원)로 1년 전보다 40% 올랐다. 일시금은 주 정부 등이 연방정부 지급액에 얹어 주는 방식이라, 정권이 지방끼리 모집 경쟁을 시키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병사에게는 월급도 따로 지급된다. 전사한 병사의 유족에게는 일시금에 보험금 등을 더해 1400만~1500만루블(약 2억 3000만~2억 5000만원)가량이 지급되기도 한다.

러시아 정치학자 바실리 카신은 닛케이에 “인력을 확보하고 병사들의 사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은 빚이 많은 사람들도 겨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방부와 계약한 병사에 대해 이미 법원에서 확정된 채무 가운데 최대 1000만루블(약 1억 7000만원)을 면제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시에 심해진 인력난과 제재 여파로 빨라진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때 21%까지 단계적으로 올렸다. 높은 금리 아래 소비자 대출을 받은 국민의 빚은 계속 불어났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90일 넘게 연체된 무담보 개인대출 잔액은 올해 6월 기준 1조 7000억루블(약 28조 53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28일 올해 1~6월 약 20만명이 계약병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42만명 넘게 계약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는 둔해졌고 사상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올해 러시아군의 월간 사상자가 실종자를 포함해 3만명을 넘어 새로 뽑은 병사 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드론 공격을 강화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CSIS는 침공 이후 올해 6월까지 러시아군 사상자를 약 140만명, 우크라이나군을 약 52만 5000~62만 5000명으로 추산했다.

병력 부족으로 모집 비용이 불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 러시아 경제에는 더 큰 짐이 된다. 국방비 등 지출이 늘면서 올해 1~7월 러시아의 세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고, 재정적자는 6조 4000억루블(약 107조 3900억원)로 연간 전망치를 이미 넘어섰다.

러시아는 다음달 침공 이후 처음으로 하원 선거를 치른다. 국민 사이에서는 푸틴 정권이 선거가 끝난 뒤 대규모 동원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러시아가 하원 선거 이후 대규모 동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카신은 “동원으로는 드론 대응 같은 전선의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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