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보험 ‘하루 20만원’의 함정…사용금액·시간 못 채우면 ‘0원’
위험 관리 명목으로 지급 기준 세분화…단순 가입금액 보다 보장 구조 살펴야

보험사들이 앞다퉈 ‘하루 최대 20만원’을 내걸고 간병보험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수령액은 간병비와 사용시간, 병원 유형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같은 가입금액이라도 최소 이용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보험금이 절반으로 깎이거나 아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별 간병인 사용일당 담보는 가입금액뿐 아니라 간병인 사용금액, 이용시간, 입원기관, 입원기간 등에 따라 지급 요건을 달리 둔다. 같은 보험사 안에서도 특약 구성에 따라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입금액이 같다고 지급 구조까지 동일한 것은 아니다. 현대해상의 간병인사용 입원일당 담보는 요양병원을 제외한 병원에서 하루 평균 간병인 사용금액이 8만원 미만이면 가입금액의 50%를 지급한다. 20만원에 가입했더라도 해당 기준에 미달하면 지급액은 10만원이다.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사용시간과 입원기간 등에 따라 지급 조건을 달리한다. 삼성화재는 요양병원을 제외한 병원에서 하루 8시간 이상 간병인을 이용해야 사용일당을 지급한다. 보장기간도 최초 입원일부터 180일 한도인 담보와 181일째부터 최대 185일을 보장하는 장기입원용 별도 담보로 나뉜다. DB손보는 지난 5월 26일부터 간병인 질병입원일당의 가입 한도를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조정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간병보험 경쟁이 단순히 최대 보장금액을 높이는 방식에서 지급 조건을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병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당 한도를 무작정 확대할 경우 보험금 지급 부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보험사들은 최소 사용금액과 이용시간, 병원 유형, 보장기간 등을 달리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20만원 담보라도 실제 보장 수준은 상품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최대 일당은 같더라도 하루 간병비가 얼마인지, 몇 시간 이용했는지, 요양병원이 보장 대상에 포함되는지, 181일 이상 장기 입원에 대비한 별도 담보에 가입했는지, 보장 한도가 얼마인지에 따라 실제 지급액과 총 보장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도 간병서비스 제공과 그에 따른 대가 지급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보험금 청구가 거절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간병 활동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사용계약서나 영수증, 근무일지 등 추가 자료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역시 이를 별도로 보장하는 담보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간병인 사용일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결국 같은 가입금액이라도 보험사별 지급 기준에 따라 실제 보장 수준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간병보험은 가입 단계에서 단순히 보장 한도만 비교하기보다 실제 간병 상황에서 보험금이 어떤 조건으로 산정되고 지급되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20만원이라는 숫자가 먼저 보이지만 보험금을 청구할 때는 하루에 얼마를 썼는지, 몇 시간 이용했는지부터 확인한다”며 “장기 입원이 예상된다면 일당 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180일 이후에도 보장되는지, 요양병원이 포함되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