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중의 갑’ 엔비디아도 못 버틴 메모리값…AI 서버 가격 15% 이상 올린다 [비즈360]

박지영 2026. 8. 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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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엔비디아마저 AI(인공지능) 서버 시스템 가격을 15% 이상 올린다.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가격이 치솟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한층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자체 칩 역시 대용량 HBM과 서버 D램 없이는 성능을 구현하기 어려운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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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출하분부터 가격 인상
HBM·서버 D램 품귀로 부담 커져
‘삼전닉스’+마이크론 협상력 더 세져
지난 7월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박람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베라루빈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엔비디아마저 AI(인공지능) 서버 시스템 가격을 15% 이상 올린다.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가격이 치솟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한층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AI 칩을 탑재한 시스템 가격을 15% 이상 인상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가격 인상은 내년 초 출하되는 시스템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주력 제품인 ‘베라 루빈(Vera Rubin)’과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을 탑재한 시스템도 대상에 포함된다. 인상 폭은 제품 세대와 탑재되는 메모리 구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시스템을 공급하는 서버 제조사들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등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에게 가격 인상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관련 보도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가격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꼽힌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대규모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HBM을 비롯한 고성능 D램이 필수적이다.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 역시 일반 서버보다 훨씬 큰 만큼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메모리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반면 공급 확대 속도는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사가 HBM과 서버용 D램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HBM 생산 확대가 일반 서버용 D램 생산능력을 잠식하는 가운데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제조사의 가격 결정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부족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D램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차세대 ‘루빈 울트라’의 HBM 구성을 기존 12단 HBM4E뿐 아니라 8단 HBM4E와 HBM4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갑’으로 불리는 엔비디아조차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고객사에 전가하기 시작한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가격 인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소수 업체가 장악한 메모리 시장에서 공급사들의 협상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애플과 퀄컴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비용 부담 확대를 경고해왔다.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시작된 메모리 공급난이 스마트폰과 PC에 이어 AI 서버 시장의 가격까지 밀어올리는 모습이다.

아마존과 M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가속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자체 칩 역시 대용량 HBM과 서버 D램 없이는 성능을 구현하기 어려운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가격 인상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전력 확보와 프로젝트 지연, 인력 부족,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지역사회 반발 등이 데이터센터 확대의 걸림돌로 꼽히는 상황에서 핵심 AI 서버 가격까지 오르면서 투자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AI 수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경우 메모리 가격 강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확대를 웃돌면서 2027년까지 D램 공급이 빠듯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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