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9%' 적금의 유혹…받아보니 한 달 커피값?

김다정 기자 2026. 8. 23. 12: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초년생은 '신규 우대' 활용…조건 충족 어렵다면 일반 적금이 실속
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은행권이 최고 연 7~9%대 고금리를 내건 적금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시중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종 우대 조건을 결합한 특판 적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목돈 마련을 시작하려는 금융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먼저 신한은행은 최고 연 9.0%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신한 적금 9단'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1년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개인 고객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상품은 20만좌 한도로 다음 달 30일까지 판매된다.

우리은행도 이달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과 광복절을 기념해 최고 연 8.29%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의 소원 예·적금'을 출시·판매하고 있다. 적금은 매월 5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6·12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단기 적금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면 최고 '연 13.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은행의 '우리 두근두근 행운적금'도 눈여겨볼 만하다. 6개월 만기 상품으로 매월 5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고금리 특판에는 고객들이 더 빠르게 몰렸다. 지난 11일 선보인 'NH농심천심 적금'(1년 만기·월 최대 30만 원)은 최고 연 8.15%의 파격적인 금리를 앞세워 출시 단 이틀 만에 준비된 한도 1만 좌를 전량 소진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고금리 마케팅만 보고 선뜻 가입했다가는 만기 날 통장을 들여다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가입 후 소비자가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생각보다 턱없이 적을 수 있어서다.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상품의 금리 구조부터 뜯어봐야 한다.

초고금리를 내세운 특판 적금 대부분은 기본금리가 연 3~4%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4~5%p의 금리를 모두 챙기려면 은행이 제시하는 까다로운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최근 6개월간 해당 은행 거래가 없었던 '신규·복귀' 조건부터 특정 신용카드 결제 실적, 자동이체 등록까지 조건이 빽빽하다.

납입 한도와 만기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특판 적금은 월 납입 한도를 30만원 수준으로 한정된 데다가 만기도 6개월에서 1년으로 짧게 가져간다.

실제로 월 30만원씩 1년 동안 납입해 최고 금리인 연 9.0%를 다 받을 경우 세전 이자는 17만5500원이며, 이자소득세(15.4%)를 제외한 실제 세후 수령 이자는 14만8473원이다. ▲가입 직전 6개월간 예·적금 및 청약 미보유 시 5.0%p ▲3개월 이상 카드 결제 실적 충족 시 2.0%p 등의 까다로운 우대 요건을 충족한다는 조건에서다.

1년 내내 카드 실적을 채우며 꼬박꼬박 적금을 넣은 대가가 하루 한두 잔의 커피값 정도의 이자로 돌아오는 셈이다. 상징적인 금리 숫자에 비해 목돈 마련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우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본금리 연 3.0%만 적용받을 경우, 세전 이자는 5만8500원이다. 여기서 세금을 떼고 나면 최종 수령 이자는 4만9491원으로 떨어진다. 최고 금리 적용 시와의 차액은 약 10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숫자의 유혹에 쏠리기보다 자신의 거래 패턴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정 은행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라면 '신규 고객 우대' 조건을 활용해 고금리를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이미 주요 은행 거래 이력이 있고 카드 실적 등 부수적인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면, 특판을 찾기보다 기본금리가 높고 납입 한도가 자유로운 일반 예·적금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실속 있는 재테크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 금리 혜택에 혹하기보다 본인의 기존 거래 은행과 카드 사용 패턴을 고려해 실제 달성 가능한 우대 금리를 따져봐야 한다"며 "가입 전 기본금리 수준을 반드시 확인하고, 주거래 은행의 일반 예·적금이나 자유로운 납입이 가능한 상품과 비교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Copyright © 뉴스웨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