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 '옥수주조' 김진영 대표…"막걸리도 와인·사케 처럼"

안승진 기자 2026. 8. 23. 11: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청년 세대의 음주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진영 '옥수주조' 대표는 서울 성동구에서 가족들과 함께 막걸리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2년부터 막걸리 연구에 돌입했고, 2023년 초 첫 막걸리 제품을 선보이며 막걸리 양조장 '옥수주조'의 문을 열었다.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명을 딴 '옥수주조'를 '옥수수가 함유된 막걸리'로 오해했고, 김 대표는 오해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술 접목한 막걸리 선보이는 '젊은 양조장'
대한민국 주류대상서 3년 연속으로 품질 인정받아
"언젠가 막걸리도 사케나 와인처럼 인정받을 것"
김진영 옥수주조 대표(왼쪽)와 김서희 옥수주조 실장. /안승진 기자

청년 세대의 음주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소주와 맥주의 소비는 빠르게 줄고 있지만 위스키, 사케, 백주, 막걸리 등 다른 주류의 수요는 늘고 있다. 청년 세대가 술을 취하기 위한 음료가 아닌,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한 음료로 여기고 있어서다.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다양한 주류를 선보이는 소규모 증류소와 양조장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김진영 '옥수주조' 대표는 서울 성동구에서 가족들과 함께 막걸리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운영 4년차를 맞은 옥수주조는 '젊은 사람들이 찾아서 마시는 막걸리'와 '재미있는 막걸리'를 모토로 제품을 선보인다. 대표 제품인 '옥주'는 2024년·2025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탁주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새롭게 선보인 '이밤에 취해'가 대상을 받았다.

김진영 대표가 좋은 제품을 개발해 사업을 성장시켰다면, 김 대표의 동생인 김서희 실장은 대표 혼자선 하기 힘든 일들을 맡으며 사업을 지원한다. 김 실장은 옥수주조가 판매하는 각종 제품, 매장 인테리어 등을 맡았고, 쌀알을 형상화한 마스코트인 '옥희(OKI)'도 그의 작품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매출에 발맞춰 상품의 판로 확대와 안정적인 재료 수급처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옥수주조의 대표 제품인 '옥주'. 옥수주조에서는 기본적인 쌀 막걸리부터, 각종 과일·곡물 원물을 함께 사용한 막걸리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안승진 기자

◆ '수제맥주'로 시작…'젊은 막걸리'까지

김진영 대표가 양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흥미였다. 지난 2011년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수제맥주를 접했다. 귀국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양조를 시작했고, 2013년에는 양조아카데미에서 본격적인 양조 과정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직장생활을 시작하고도 양조에 대한 흥미를 이어갔고, 직접 만든 맥주가 주변인들에게 호평을 받아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수제맥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작은 매장을 열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서희 실장도 인테리어와 점포 인테리어에 참여했다. 작은 매장이었지만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지역에 거주하는 여러 연예인들도 매장을 꾸준히 찾을 정도가 됐다. 당시 '수제 맥주' 붐에 힘입어 매출도 성장하면서, 성동구 옥수동에 더 큰 점포를 얻었다. 해당 점포는 수제 맥주 전문점으로, 옥수주조의 막걸리를 판매하는 직판장으로도 활용한다.

막걸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수제맥주 산업의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었다. 주류 매출은 빠르게 축소됐고, 성공가도를 달리던 수제맥주 업체들도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했다. 김 대표는 2022년부터 막걸리 연구에 돌입했고, 2023년 초 첫 막걸리 제품을 선보이며 막걸리 양조장 '옥수주조'의 문을 열었다. 그는 첫 막걸리 제품이 지역 축제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한 막걸리를 사업 아이템으로 확신했다.

옥수주조의 대표 브랜드 '옥주'는 첫 제품을 맛본 관람객들의 오해에서 시작됐다.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명을 딴 '옥수주조'를 '옥수수가 함유된 막걸리'로 오해했고, 김 대표는 오해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옥수수 원물을 활용한 막걸리 개발에 돌입해 수 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재료와 배합을 찾아냈다. 자신있게 선보인 첫 '옥주'는 2024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을 받았고, 각종 과일이나 곡물을 직접 활용한 '옥주'는 옥수주조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김 대표는 "요즘의 전통주 시장은 20~30대의 청년 양조인들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고, 젊은 양조인들은 전통주를 그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나 원료, 맛, 그리고 판매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라며 "저 또한 막걸리가 기존 방식이나 이미지에만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수제맥주를 만들던 경험을 막걸리에 접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주류 주소비층인) 청년 소비자들은 술을 훨씬 세분화해서 선택하기 시작했고, 단순히 취하기 위해 마시기보다, 맛과 향이나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의 이야기까지 술을 선택하는 요소가 됐다"며 "'마셨을 때 맛있는 술'이란 절대적 기준은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소비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희 옥수주조 실장(왼쪽)이 양조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안승진
양조를 마치고 잔에 옮긴 과일 막걸리의 모습. 왼쪽은 블러드오렌지, 오른쪽은 망고가 들어갔다./안승진

◆ 판로 확대에 주력…'고충'도 여럿

올해로 만 4년을 앞둔 옥수주조는 주요 제품들의 판로 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24년부터 3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상을 받으며 상품의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더 많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각종 박람회에 끊임없이 참여했다. 전국 각지에서 팝업스토어도 운영했다. '옥주'라는 브랜드를 알려가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몇몇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김서희 실장은 "옥수주조의 제품을 찾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유통 판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 재고 상황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납품했는데, 최근에는 판매량이 늘면서 상시 납품을 시작했다"면서 "대중적인 인식을 갖춰나가는 단계인 만큼, 고객들이 '막걸리'라는 카테고리에서 우리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대량 생산 라인을 안착시키는 데 우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김진영 대표의 고충도 여전하다. 주류는 제품 특성상 다른 식품보다 규제 범위가 넓다. 제조면허부터 생산량, 판매 형태까지 규제가 존재한다. 특히나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여러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거쳐야 한다. 또한 영세 농민이 많은 국내 농업환경 특성 상 양질의 원료를 수급하는 과정에서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김 대표는 "전통주 사업은 술만 잘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업을 확장할수록 행정적으로 공부할 것도 늘어난다"며 "최근에는 전통주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졌고, 예전보다 다양한 양조장과 제품들이 등장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금보다 규제가 현실적인 방향으로 개선된다면 작은 양조장들도 훨씬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김서희 실장은 '옥주'를 하나의 주류 브랜드로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편의점이나 마트, 음식점에서 자연스래 옥주를 찾아볼 수 있게 만들고 싶고, 나아가서는 해외에서도 한국 막걸리를 소개하고 싶다"면서 "해외에서 한국 술이라고 하면 아직 소주를 떠올리지만, 언젠가는 막걸리도 와인이나 사케 처럼 하나의 주류 카테고리로 인정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사람들이 '요즘 막걸리가 재미있어졌다'라고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이 우리 양조장과 제품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