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례없는' 대이란 압박…최대 원유 구매 中이 핵심 표적 되나

최종일 선임기자 2026. 8. 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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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이 새로운 제재의 핵심 표적이 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중국 은행까지 2차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중국의 강력한 보복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케네디 경제제재 전문가는 미국이 새로운 대이란 경제전쟁을 중국과의 관계보다 우선할 경우 "심각한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경고가 미국의 대이란 압박 수단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경제전쟁의 핵심은 중국을 어디까지 압박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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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 韓 25일 오전 3시 구체적인 대이란 경제 조치 발표
이란 돈줄 죄려다 中과 충돌…시진핑 9월 방미 앞두고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8.22.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이 새로운 제재의 핵심 표적이 될지 주목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경제적 파트너들을 겨냥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규모의 조직적인 경제적 고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4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25일 오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대이란 경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와 함께하거나 우리에 맞서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대한 압박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에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금융기관과 기업, 정부기관 등에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미 이란에 수십 년간 강력한 제재를 가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과 관련된 개인·선박·항공기 1000건 이상을 제재했다. 올해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해상·에너지·금융 제재를 추가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에도 나섰다.

그러나 이란 경제를 추가로 압박하려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가장 큰 시험대가 중국이다.

시장조사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량 가운데 80% 이상을 구매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란산 석유 수출의 약 90%를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일부 독립계 정유사, 이른바 '티폿(teapot)' 정유사를 제재했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 거래를 금융 측면에서 지원하는 중국 대형 은행에 대한 직접 제재는 피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은행까지 2차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중국의 강력한 보복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어 미중 관계 악화가 부담이다. 양국은 무역전쟁 이후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휴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5. ⓒ 로이터=뉴스1

중국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맞서 희토류 수출 제한이라는 카드를 꺼내 백악관을 물러서게 한 전례가 있다. 미국이 이란 문제를 이유로 중국의 금융·원유 거래를 정면으로 겨냥할 경우 중국이 다시 핵심 광물이나 다른 수단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케네디 경제제재 전문가는 미국이 새로운 대이란 경제전쟁을 중국과의 관계보다 우선할 경우 "심각한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경고가 미국의 대이란 압박 수단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서양위원회의 조시 립스키 부소장도 국제적 공조 없이 이미 40년 넘게 제재를 받아온 이란 경제를 지금보다 더 압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고 이란과 거래하는 중소기업과 선사, 환전소 등을 계속 제재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제재 전문가들은 이를 '두더지 잡기'에 비유한다. 미국이 제재하면 이란이 새로운 기업과 거래망을 만들어 기존 업체를 대체하는 방식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부과하거나 이란의 육상 교역로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과 국경을 맞댄 국가들과의 오랜 교역망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중국 외에도 튀르키예와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다. UAE와 이라크의 환전소들은 이란이 원유를 판매하고 받은 대금을 다른 통화로 바꾸는 과정에도 관여해 왔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부소장은 이란이 오랫동안 제재 회피 방법을 익혀온 만큼 미국이 빈틈없는 제재 체제를 구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 효과가 나타나려면 수개월이 걸리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기적인 정책을 추진할 인내심이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미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의 압돌나세르 헤마티 총재는 최근 국영TV에서 "현재 조건에서 우리의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경제전쟁의 핵심은 중국을 어디까지 압박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협조 없이 이란의 원유 수출과 금융망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지만,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할 경우 미국 역시 무역·핵심광물 등에서 상당한 보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클레어 오닐 맥클레스키 제재 전문가도 공개적인 경고만으로는 제3국의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며 실제 외국 은행이나 기업에 대한 제재가 이뤄져야 미국의 의도를 다른 국가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예고한 새로운 제재가 중국 정유사와 금융기관까지 확대될 경우 대이란 제재를 넘어 미중 간 새로운 경제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향후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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