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못 버틴 메모리값…삼성·SK하이닉스 ‘슈퍼 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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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분을 고객사에 전가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마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공급업체들이 가격 결정권을 확보했고, 그 부담이 AI 서버 제조사와 최종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연쇄적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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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분을 고객사에 전가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마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협상력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내년 초 출하되는 AI 서버 시스템 가격을 15% 이상 올릴 수 있다고 통보했다. 가격 인상 대상에는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과 현 세대 주력 제품인 ‘그레이스 블랙웰’ 등이 포함된다. 시스템과 메모리 구성에 따라 실제 인상폭은 달라질 전망이다.
가격 인상의 핵심 원인은 메모리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AI 서버에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가속기뿐 아니라 대용량·고대역폭 메모리가 대거 탑재된다.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공급업체들이 가격 결정권을 확보했고, 그 부담이 AI 서버 제조사와 최종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연쇄적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국내 메모리 업체에는 호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AI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AI 서버를 넘어 전체 IT 인프라 비용을 끌어올리는 양상도 뚜렷하다.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존 메모리 공급 여력까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은 가격 협상에서 과거와 달리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자체가 오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는 한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자체 칩을 설계하더라도 메모리 확보 없이는 AI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 결국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공급업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은 이전 세대보다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용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I 연산 성능 경쟁이 메모리 탑재량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메모리가 AI 인프라 원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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