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류, 전기차로 '녹색 대전환'...K-소부장 공급망 기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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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류업계가 정책 지원 축소에도 경제성을 앞세워 차량 전동화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 상용차 확산과 전력망 병목이 맞물리면서 한국 전력기기·전장부품 기업의 공급망 진입 기회도 커지고 있다.
23일 코트라는 "미국 주요 물류기업들이 연방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축소에도 전기 배송차와 대형 전기트럭 도입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물류기업 페덱스도 캘리포니아에 500기 이상의 충전시설을 구축하고 전력회사와 충전 수요에 대응한 전력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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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충전 수요 확대…K-소부장 기회 부상

[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 물류업계가 정책 지원 축소에도 경제성을 앞세워 차량 전동화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 상용차 확산과 전력망 병목이 맞물리면서 한국 전력기기·전장부품 기업의 공급망 진입 기회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친환경 상용차 지원과 관련 규제는 최근 잇따라 약화됐다. 지난해 7월 제정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법인 ‘OBBBA’에 따라 상용 친환경차 세액공제인 ‘45W’가 종료됐다. 올해 2월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2009년 온실가스 위해성 평가 폐지를 발표하면서 중·대형 상용차에 대한 규제 압박도 줄었다.
이 같은 정책 후퇴에도 물류기업의 전동화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미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회생제동을 포함한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은 87~91%로 가솔린 차량의 약 30%를 크게 웃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99달러(약 14만원)로 떨어졌다. 이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의 주요 기준(100달러)을 2년 연속 밑돈 수준이다.
아마존은 2022년 1000여 대 수준이던 리비안 전기 배송밴을 현재 미국 전역에서 4만 대 이상 운행하고 있다. 올해는 스웨덴 물류 기술기업 아인라이드의 대형 전기트럭 75대를 미국 중간 물류망에 투입했다. 미국 물류기업 페덱스도 캘리포니아에 500기 이상의 충전시설을 구축하고 전력회사와 충전 수요에 대응한 전력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전동화 확대의 핵심 병목은 전력 인프라다. 영국계 에너지기업 내셔널그리드에 따르면 대형 차량 충전 거점의 피크 전력수요는 2045년 30MW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 전기트럭이 물류창고와 항만에서 동시에 충전할 경우 배전망과 변전소 증설은 물론 변압기와 개폐기 등 전력기기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전력기기 공급망은 이미 수급 부담을 겪고 있다. 배전용 변압기 납기는 2019년 3~6개월에서 2023년 12~30개월로 늘었으며 이후에도 장기 납기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전력수요까지 급증하면서 변압기와 초고압 케이블, 개폐장치 확보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력기기·소부장 기업의 미국 시장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등 송변전 장비를 미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LS전선과 LS일렉트릭도 전력 케이블과 배전·개폐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변압기용 소재와 부품, 센서, 제어장치 등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에도 공급망 확대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차량과 충전 인프라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전장부품업체 영화테크는 상용차용 전력분배장치(PDU), 자동차부품업체 지엠비코리아는 전동식 워터펌프(EWP)를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업 SK시그넷은 상용차용 메가와트(MW)급 충전기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수소저장시스템 기업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저장탱크 기술을 바탕으로 북미 수소 상용차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자국산 제품 사용을 우대하는 미국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은 국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방 재정이 투입되는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조립 체계와 신속한 고객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구매 담당자는 “한국의 기술력이 매우 우수하더라도 문제 발생 시 시차를 두고 소통해야 한다면 공급망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도 24시간 내에 현지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현재 바이어들의 핵심 요구 사항”이라고 말했다.
코트라는 “미국 친환경 물류 시장에서 정책 지원보다 TCO와 에너지 효율, 공급망 신뢰성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한국 소부장 기업도 기술력뿐 아니라 현지 생산·물류 기반과 신속한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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