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실종사건 허위 종결…경찰 실종자 수사,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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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장미란(37) 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이 불과 한 달 전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의 실종자 수사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당 실종자는 이후 숨진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지 않고 수색을 계속했다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이 실종수사팀에서 근무한 1년 동안 처리한 실종사건을 전수조사하며, 신고자에게 실종자가 무사하다고 알린 뒤 사건을 사실상 '셀프 종결'한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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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종사건 맡았던 경찰, 타 건도 허위 종결
실종 2시간30분 만에 종결, 프로파일링 삭제
담당자 판단에 의존하는 허술한 구조가 문제
경찰청 “전수조사 착수…이중 확인 절차 마련”

제주에서 장미란(37) 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이 불과 한 달 전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의 실종자 수사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당 실종자는 이후 숨진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지 않고 수색을 계속했다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경찰은 장 씨 사건을 비롯해 담당 경찰관 A 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돼도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사실상 독자적으로 종결할 수 있는 허점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과연 제대로 수색과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 B씨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에게 전화해 “B씨와 연락이 닿았고 무사하다”며 “가족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기 싫어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의 실종 사건을 해제해 신고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처리했다.
그러나 B씨는 실종 이후 결국 숨졌다. 경찰은 유족의 뜻에 따라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 B씨가 위태로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A 경장이 사건을 해제하지 않고 수색을 계속했다면 어땠을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장씨 사건에서도 수법은 유사했다.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43분께 장씨 남자친구가 실종 신고를 하자 A 경장은 신고자에게 전화해 장씨와 연락이 닿았으며 무사하다고 설명했다.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 등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장 씨의 휴대전화에는 실종 이후 경찰관과 통화한 기록이 없었다. 경찰서 자체 조사에서도 A 경장이 장씨와 통화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실제 연락이 없었는데도 A 경장이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건 처리 속도와 기록 삭제다. A 경장은 장 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2시간30분 뒤인 오후 9시16분께 사건을 종결했다. 같은 날 경찰의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된 장 씨 관련 관리 자료도 삭제했다.
경찰은 장씨의 실종 기록이 내부 시스템에 남아 있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겨 추가 조사했고, 장씨의 정보가 당초 입력됐다가 사건 종료와 함께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실종자 프로파일링 관리목록에서 자료를 삭제하려면 변사 등 특별한 사유를 입력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A 경장이 자료를 삭제하기 위해 장씨를 ‘변사’로 처리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이 실종수사팀에서 근무한 1년 동안 처리한 실종사건을 전수조사하며, 신고자에게 실종자가 무사하다고 알린 뒤 사건을 사실상 ‘셀프 종결’한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법적 공백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환자 등의 실종사건을 관리하고 있지만 성인 실종에 대해서는 경찰 내부 지침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 성인 실종자를 ‘가출인’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현행 처리 방식으로는 범죄나 사고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하고 신속하게 수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장 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허술한 초동 대응은 현 시스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단순한 상황 판단만으로 담당 경찰관이 사건을 종결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결국 이번 사건의 본질은 한 경찰관의 일탈에만 원인이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얼마나 충실하게 수색했는지, 사건 종결 과정에서 다른 경찰관의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종결 이후 기록이 임의로 사라질 수 있는 구조는 아닌지를 근본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 번의 잘못된 종결이 실종자의 생사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의 수사력뿐 아니라 실종자를 찾겠다는 수사의 진정성까지 국민이 의심하게 된 것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경 찰청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실종사건 해제 요청이 들어오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해제하도록 하는 ‘이중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개선만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이미 허위 종결이 확인된 사건들을 철저히 규명하고, 부실 대응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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