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불티’난 조각 얼음…국내 넘어 해외까지 가게 된 비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경기 용인시 소재 얼음 제조업체 동양냉동은 공장을 풀가동하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얼음수요 급증으로 몰린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공정 속도를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얼음 하나를 만드는 데엔 꼬박 2~3일이 걸린다.
냉동 유통을 할 수 있는 물류망이 보관과 전국 배송을 담당하면서, 기존에 마트나 편의점 냉동고에서 급하게 얼음을 사오던 소비자들은 동양냉동의 제품을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30년간 B2B 기반으로 얼음을 만들어온 동양냉동은 이제 전국의 가정을 넘어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경기 용인시 소재 얼음 제조업체 동양냉동은 공장을 풀가동하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얼음수요 급증으로 몰린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공정 속도를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얼음 하나를 만드는 데엔 꼬박 2~3일이 걸린다. ‘얼음이라고 다 같지 않다’는 대표의 소신 때문이다. 가정에서 얼음을 얼리는 데엔 몇 시간이면 충분하고, 일반 제빙업체도 통상 24시간이면 얼음을 생산한다. 하지만 물을 빠르게 얼리면 공기와 불순물이 충분히 빠져나가지 못해 기포가 생기고 얼음의 밀도도 떨어진다. 집에서 얼린 얼음의 중심부가 하얗고 뿌옇게 보이는 이유다.
동양냉동은 ‘천천히 얼리는 방식’으로 얼음을 만든다. 영하 6도에서 2~3일 간 천천히 얼리면서 기포를 제거하고 얼음의 밀도를 높인다. 이렇게 만든 얼음은 투명도가 높고 단단해 쉽게 녹지 않는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위스키나 하이볼, 에스프레소처럼 얼음이 오랫동안 음료에 머무는 경우에는 녹는 속도가 맛과 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얼음의 품질이 중요하다. 투명도 또한 중요한 요소다.
이주환 동양냉동 대표는 얼음을 단순한 냉각용 소모품이 아니라 음료의 풍미를 좌우하는 하나의 식품으로 바라봤다. 증권업계 출신으로 숫자과 그래프를 다루던 금융맨이었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2018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얼음공장에 합류했다.
일본에서 위스키와 커피 등에 다양한 얼음을 사용하는 문화를 관찰한 그는, 국내에서도 얼음의 품질을 차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침 위스키와 하이볼, 홈카페 문화 확산으로 가정에서도 얼음의 크기와 투명도, 녹는 속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생겨났다.
이 대표는 기존 생산 공정을 보강했다. 지하수 대신 수돗물을 사용해 정교한 3단계 정수과정과 살균 시스템을 도입하고, 작업장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 48~72시간의 제빙 공정을 더했다. 생산 공정도 자동화해 제품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30여 년 동안 얼음 한 가지 제품에 집중해온 전문 제조업체의 노하우인 것. 글로벌 주류기업 디아지오(Diageo)가 싱글몰트 전용 얼음으로 동양냉동 제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얼음을 만드는 것만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얼음은 제조 이상으로 유통 조건이 까다로운 품목이다. 생산공장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엄격한 온도 관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동양냉동은 오랫동안 편의점과 마트 등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B2B 중심의 사업을 해왔다.
이같은 원칙에 변화가 생긴 건 2019년 쿠팡과 거래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생산한 얼음이 온라인 유통 기업의 콜드체인 물류망을 통해 전국으로 배송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냉동 유통을 할 수 있는 물류망이 보관과 전국 배송을 담당하면서, 기존에 마트나 편의점 냉동고에서 급하게 얼음을 사오던 소비자들은 동양냉동의 제품을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판매 규모도 커졌다. 2019년 약 7000만원으로 시작한 쿠팡 매출은 지난해 약 14억 원으로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구매 후기에도 “얼음틀에 얼려 먹을 때는 금방 녹아버리는데, 이 얼음은 단단하고 쉽게 녹지 않아 음료를 오래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쿠팡과 거래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한 동양냉동은 대만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프리미엄 얼음은 한국보다 날씨가 더 덥고 음료 소비량이 많은 아시아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냉동의 사례는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탄탄한 유통 기반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0년간 B2B 기반으로 얼음을 만들어온 동양냉동은 이제 전국의 가정을 넘어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 대표는 “얼음 하나에도 품질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더 깨끗하고 시원하며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얼음으로 소비자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렇게 분노할 줄은…국토부, 고시원 욕조 허용 재검토
- “조희대씨는 괜찮고 김민석씨는 안되냐”…김태규 ‘사자후’에 법사위 발칵
- 정유라 “엄마, 대소변도 못가려…조국은 떵떵거리는데”
- [속보]한동훈, ‘2심 무죄’ 노웅래에 사과한 李대통령에게 “신파 역할극, 공소취소 빌드업”
- “한국 여성들 왜 저래”… 비웃던 미국인들, 폭염에 결국 ‘이것’ 쓴다
- 여야 국회의원, 중국 입국거부 당해…김기현 “저자세 외교가 국가망신으로”
- 한동훈 “李 대통령, 직무유기 한덕수와 뭐가 다르냐”
- “식사했는데 ‘굶었다’ 밖인데 ‘집이다’”…시모의 사소한 거짓말 왜?
- 4·7살 어린 딸 성폭행 당하는 동안 SNS한 母, 대가로 받은건 ‘이것’ [아하미국]
- 노모 앞에서 옷벗고 “술값 안주면 손자 죽인다”…40대 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