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이혼서 불거진 '노태우 비자금' 檢 강제수사

임준혁 기자 2026. 8. 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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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검찰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해 21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5·18기념재단이 2024년 10월 김 여사와 노 대사, 노 관장 등 노 전 대통령 일가를 비자금을 은닉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이와 관련 법원의 유죄 판결 없이도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독립몰수제'를 내년부터 도입하는 내용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불법 비자금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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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과 소송 과정...김옥숙 여사 메모 도화선
노 관장 “선친 비자금 300억 SK그룹 성장 종잣돈”
그룹 재산 형성 과정서 노 관장 기여도 인정 취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 앞서 지난 6월 진행된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검찰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해 21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장남인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가 운영에 참여한 재단에 기부한 152억원의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소정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 등과 관련해 김 여사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노 대사가 각각 이사장과 상임이사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재단과 노태우센터에도 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의심하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일가에 차명계좌를 제공했다고 지목된 당시 비서관들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 2023년 항소심서 비자금 300억 전달 주장...메모 증거 제출

이번 강제수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등장한 이른바 '김옥숙 메모'가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노 관장은 2023년 최 회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을 위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노 관장은 김 여사가 '선경 300억원'이라고 적은 메모 등 904억원 규모의 자금 내역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노 관장은 "과거 부모님이 선경그룹에 준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으니 재산 분할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을 SK그룹 재산 형성 과정에서 노 전 관장의 기여도로 인정해달라는 취지였다.

▲ 최 회장 "실제 받은 돈 아니다" 반박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생활비로 주겠다고 약속한 돈일 뿐 실제 받은 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2심은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에 흘러 들어갔다고 인정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 방식으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비자금에 대해 '뇌물로 보인다'고만 했을 뿐 실제 비자금의 존재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비자금이 최 회장 측에 전달됐다 하더라도 불법 자금이어서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 대법원 "불법 자금...재산분할 성립 불가"

지난달 파기환송심 역시 대법원 판단에 따라 노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 기여분에서 제외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가 원고(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다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고 봤다.
지난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 개회식에 부인 김옥숙 여사와 함께 참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연합뉴스

그러면서 "비자금은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의 기여를 포함해 어떠한 형태로든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 5·18 재단, 2년 전 노 전 대통령 일가 고발...은닉 의혹 제기

이후 5·18기념재단이 2024년 10월 김 여사와 노 대사, 노 관장 등 노 전 대통령 일가를 비자금을 은닉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16∼2021년 동아시아문화센터에 147억원을, 2022년 노태우센터에 5억원을 기부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비자금 은닉 의도가 있었는지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내란·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에 더해 약 2628억원 추징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이때 추징하지 못한 숨겨둔 비자금을 찾겠다는 것이다. 노 대사는 두 센터 모두 설립 단계부터 관여했으며 2020년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이사장을 맡았다.

이날 압수수색은 김 여사가 기부한 재단 관련 152억원에 한정돼 노 관장은 피의자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고발장에는 노 관장이 비자금을 은닉하고 상속세를 포탈했다는 의혹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김 여사, 장남 노재헌 재단 2곳에 152억 기부 정황

검찰은 이번 강제수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과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모두 사망한 데다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 자료도 들여다봐야 해 실체 규명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다.

김 여사의 경우 91세의 고령이어서 사실관계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남 노재헌 씨도 지난해 10월 이재명 정부의 첫 주중한국대사로 부임해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다.

범죄수익 은닉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최근까지 은닉 행위가 확인돼야 한다.

노 전 대통령과 최종현 선대 회장 사이에 비자금이 오간 것은 1991년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면 1991년 비자금 전달부터 현재까지 자금 흐름 전반을 파악해 비자금 은닉과 승계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은닉 과정뿐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비자금을 실제로 전달했는지, 해당 자금이 범죄 수익이 맞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이와 관련 법원의 유죄 판결 없이도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독립몰수제'를 내년부터 도입하는 내용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불법 비자금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당사자가 사망하거나 소재 불명 등의 이유로 기소되지 않더라도 범죄수익이라고 확인되면 환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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