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주거비에 지친 민심… 美 민주사회주의 돌풍 키웠다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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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정치의 화두 중 하나는 단연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로 대표되는 민주당 내 좌파 세력의 급부상이다. 이들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정치 조직이다.
미국의 대표 민주사회주의 세력인 DSA는 1982년 창설 이후 오랫동안 미국 정치의 주변부에 머물렀다. 샌더스 의원은 DSA 회원은 아니지만, 민주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언어를 미국 주류 정치에 끌어들인 상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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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이후 좌파 약진
미네소타·미시간 경선서도 잇단 승리
경제 양극화·기득권 반감이 확산 동력
청년·도시 유권자 등 중심 지지세 결집
위스콘신 경선 패배로 ‘거품론’도 고개
대도시 밖의 중도층 확장성엔 물음표
민주당 내 본선 경쟁력 이어질지 의문
11월 중간선거가 지속 가능성 시험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에 ‘돌풍’
미국의 대표 민주사회주의 세력인 DSA는 1982년 창설 이후 오랫동안 미국 정치의 주변부에 머물렀다. DSA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민주당 대선 경선 도전이다. 샌더스 의원은 DSA 회원은 아니지만, 민주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언어를 미국 주류 정치에 끌어들인 상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상위 1%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나머지 99%가 경제적 불평등과 소외를 겪고 있다는 ‘1%대 99%’ 구도를 내세우며 경선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가 대선 후보에 오르는 데 실패하며 주류 민주당 정치에 대한 불만이 부각됐고, 당의 좌파 세력을 결집시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샌더스 의원은 이들 세력의 철학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높아지는 물가와 주택 비용 등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기득권층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해진 것이 민주사회주의 세력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젊은층과 서민층 사이에서 미국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대중에게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깊은 불신과 절망감이 DSA가 세력을 급격히 키울 수 있었던 근본적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구스타보 고르딜로 DSA 뉴욕지부 공동대표는 NYT에 “사람들이 DSA에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력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투쟁심으로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센 바람 뒤편에는 명확한 한계와 현실의 벽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2일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은 민주사회주의 세력 돌풍의 ‘거품’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DSA 소속으로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프란체스카 홍 후보는 중도 성향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에게 0.4%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당초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두 자릿수의 우위를 점했고, 민간 예측플랫폼 ‘칼시’에서는 당선확률이 95%까지 점쳐졌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자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시는 반전이 일어났다. 한국계 싱글맘인 홍 후보는 메디케어 포 올,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부유층 증세 등 진보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호응을 얻었지만, 경선 막판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과격한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며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이에 보수·중도 성향 표심이 크롤리 후보를 향해 결집하면서 예상 외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엘사예드 후보 역시 여론조사상 10%포인트 이상 앞서고도 실제로는 겨우 1%포인트 차 신승에 그쳤다.


민주사회주의 세력도 이런 한계를 부인하지 않는다. DSA 조직의 상당수는 젊은층, 도시 거주자,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 편중돼 있으며, 지도부도 조직과 운동의 영향력을 이들 너머로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기반으로는 대선이나 전국 단위 상·하원 선거에서 안정적인 승리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은 2028년 미국 대선 등 대형 선거를 거치며 지지 기반을 점차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을 더 왼쪽으로 움직일지, 장기적으로 독자 정치세력화를 모색할지 논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정치의 당당한 주연으로 도약할 것인가, 일시적인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것인가. 결국 11월 중간선거가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기득권과의 충돌, 보수 진영의 ‘극좌파’ 프레임 극복, 중도층 표심 흡수. 대도시와 청년층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미 양당 체제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속 가능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 이들이 넘어야 할 과제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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