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우에 아슬아슬한 산지 태양광… 10곳 중 6곳 ‘보수 필요’

전준범 기자 2026. 8. 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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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X파일]
올해 특별점검 1798곳 중 60% C등급 이하
정부 “취약설비 위주로 점검 영향”이라지만
그 전부터 이미 ‘보수 필요’ 판정 설비 증가세
검사원 1명 연 420건 점검…관리 부담 급증
지난 2018년 7월 3일 경북 청도군 매전면의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이 무너졌다. /조선일보DB

최근 남부 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올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한 산지 태양광 발전소 10곳 중 6곳이 보수·정비나 설비 개선 등이 필요한 C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비탈이나 경사지에 설치되는 산지 태양광은 집중호우 때 토사 유출이나 비탈면 붕괴로 발전 설비뿐 아니라 주변 주택·도로 등에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검사원 1명이 연간 처리하는 태양광 등 전기설비 검사 건수도 420건까지 증가해 현장의 안전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지 태양광 60%가 C등급 이하

22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10년 산지 태양광 설비 관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지 태양광 특별안전점검 대상 1798곳 가운데 사용은 할 수 있으나 보수·정비가 필요한 C등급은 975곳, 노후화 등으로 설비 개선을 해야 하는 D등급 94곳,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시 개보수가 요구되는 E등급 12곳으로 집계됐다. C~E등급은 총 1081곳으로 전체의 60.1%에 달했다.

작년에는 C등급 487곳, D등급 76곳, E등급 25곳 등 588곳으로 전체 점검 시설(1816곳)의 32.4%였는데, 1년 만에 ‘요주의 설비’ 비중이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반면 상태가 양호한 A등급은 지난해 224곳에서 올해 3곳으로, 상태는 양호하나 관심이 필요한 B등급은 1004곳에서 714곳으로 줄었다.

정부는 C등급 이하 비중은 급증하고 A등급은 급감한 데 대해 “올해부터 검사 기준을 바꿔 과거 우수 등급을 받은 시설들을 점검 대상에서 제외하고, 집중호우 피해 우려 설비 등을 대거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 자료를 보면 점검 대상 변경 전에도 C등급은 2023년 339곳에서 지난해 487곳으로, E등급은 12곳에서 25곳으로 늘어나는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산지 태양광 증가 흐름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산지 태양광은 산지를 깎거나 경사면을 활용하는 특성상 집중호우에 따른 토사 유출과 비탈면 붕괴 위험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실제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진 2020년에는 전국 산지 태양광 27곳에서 축구장 5개 크기인 3.6㏊(헥타르) 규모의 토사 유출 피해가 발생했다. 300㎜ 넘는 폭우가 쏟아진 2022년 8월 강원도 횡성에서는 무너진 야산에 인명 사고가 났는데, 당시 인근 약 2만㎡ 부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가 산사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전북 장수군 천천면 반월마을 일대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전경. /김영근 기자

◇검사 인력 늘었지만…1인당 관리 건수는 더 늘어

정부는 2022년 8월 ‘산지 태양광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2023년부터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특별점검 예산은 9억500만원이다. 전기안전공사 전국 사업소의 검사원 정원은 2022년 619명에서 올해 757명으로 4년 사이 138명 늘었다. 그러나 검사원 1명의 연간 검사 건수는 같은 기간 369건에서 420건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들이 태양광만 맡는 게 아니라 각종 전기설비의 사용 전 검사와 정기검사, 특별안전점검 등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이다.

신규 산지 태양광 설치는 2020년 3734곳(1248MW)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467곳(167MW), 지난해 340곳(144MW) 등으로 줄었다. 정부가 가파른 산지에는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 어렵게 하는 등 안전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집중적으로 들어선 시설들의 연식이 쌓이면서 기존 설비의 유지·관리 수요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희 의원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외치며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존 설비의 안전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설치 용량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산지 태양광은 관리 부실이 집중호우 때 산사태나 토사 유출로 이어져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안전관리 체계부터 촘촘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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