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8천달러 급등…이번 랠리, 진짜 추세 전환일까

박성원 선임기자 2026. 8. 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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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
상승세 지속시 12만6천달러 가능성
홍콩 한 건물에 게시된 비트코인 광고. AP=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일주일 만에 20% 넘게 뛰며 다시 8만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 기대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다.

하지만 이번 상승을 곧바로 장기 상승장의 시작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국채 바이백이라는 정책 신호와 ETF 자금 유입이라는 실수요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 급등 과정에서 숏 포지션 청산이 상승폭을 키운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22일 오전 8시30분께 비트코인은 7만8405달러에 거래되며 24시간 전보다 6.95% 올랐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24.68%에 달한다. 최근 상승세는 2023년 이후 가장 강한 주간 상승 흐름 가운데 하나다.

국채 바이백이 불붙인 위험자산 랠리
이번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로는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가 꼽힌다.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회당 20억달러였던 바이백 규모를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발표 이후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금융 여건이 다소 완화됐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로이터 역시 이번 조치가 장기채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움직임인 동시에 달러 약세 우려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것이 곧바로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풀린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국채 바이백은 기존 국채를 시장에서 사들이는 정책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직접적인 유동성 확대뿐 아니라 금리 하락 기대와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여기에 가격 상승을 가속한 것은 숏 포지션 청산이다. 비트코인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했고, 이것이 추가 매수를 불러오는 이른바 '숏 스퀴즈'가 발생했다. 최근 보도에서도 이번 랠리에서 대규모 숏 청산이 상승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ETF 자금 유입은 '진짜 돈'…추세 전환 판단할 시험대
그럼에도 이번 상승을 단순한 단기 반등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로 실제 투자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약 15억~16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보도 기준으로는 주간 유입액이 1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중요한 변화다. 단순히 선물시장 레버리지나 개인 투자자의 단기 매수만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과 기관성 자금이 현물 ETF를 통해 유입되는 것은 시장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ETF 자금 유입이 몇 주 이상 지속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루나 일주일의 유입만으로 장기 추세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7만8천→10만달러' 가능성…관건은 금리와 달러
시장에서는 벌써 10만달러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스탠더드차타드의 디지털자산 연구 책임자 제프리 켄드릭은 최근 비트코인의 연말 10만달러 전망이 오히려 낮을 수 있다고 평가했고, 현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 부근까지 재도전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붙는다. 미국 금리와 달러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번 랠리가 미국 재무부의 국채시장 개입과 금리 하락 기대에서 시작된 만큼 장기금리가 다시 뛰거나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 미국 재정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오히려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변수다.

결국 이번 비트코인 랠리의 성격은 '유동성에 기대는 단기 반등'과 '기관 자금이 뒷받침하는 추세 전환'의 중간 단계에 가깝다.

7만8000달러 돌파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8만달러 안착과 ETF 순유입 지속, 장기금리 안정, 달러 약세가 함께 나타난다면 추세 전환 가능성은 커진다. 반대로 ETF 자금이 다시 빠져나가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격이 7만달러 아래로 밀린다면 이번 상승은 숏 청산과 정책 기대가 만들어낸 단기 랠리였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비트코인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숫자는 단순히 '10만달러'가 아니다. ETF 자금 흐름과 미국 장기금리, 달러 가치가 앞으로 비트코인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핵심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