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숙제’ 중원에 2800억원 투자…맨유, 이제 캐릭에게 핑계는 없다

김세훈 기자 2026. 8. 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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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캐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 5월 24일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뒤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년 가까이 이어진 ‘중원 잔혹사’를 끝내기 위해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그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은 맨유가 마지막으로 성공적으로 영입했던 정상급 미드필더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클 캐릭 감독이다.

영국 가디언은 21일 “맨유의 중원 재건으로 캐릭에게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어졌다”며 2026-2027시즌을 앞둔 맨유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맨유는 올여름 애스턴 빌라에서 유리 틸레만스를 3500만 파운드에 데려왔고, 첼시에서 브라질 미드필더 안드레이 산투스를 기본 48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여기에 브라이턴의 카를로스 발레바까지 합류를 눈앞에 뒀다.

가디언은 이후 별도 보도를 통해 맨유가 발레바 영입에 기본 6500만 파운드, 옵션 500만 파운드 조건으로 브라이턴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발레바가 합류하면 맨유가 올여름 틸레만스와 산투스, 발레바 등 미드필더 3명에게 투입한 기본 이적료만 1억4800만 파운드에 달한다.

맨유에는 특히 의미가 큰 투자다. 이 팀은 오랫동안 세계적인 미드필더를 데려오는 데 막대한 돈을 쓰고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디언은 전성기를 앞두고 맨유로 이적해 오랫동안 정상급 활약을 펼친 마지막 미드필더를 2006년 토트넘에서 18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캐릭으로 꼽았다.

그 이후 이름값 높은 선수들은 많았지만 성공 사례는 드물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2015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합류했지만 맨유에서 35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2016년 당시 구단 최고액인 9320만 파운드에 돌아온 폴 포그바도 압도적인 재능에도 경기력의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2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온 카세미루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섯 차례 정상에 섰던 선수였지만 당시 이미 30세였다. 프레드, 모르강 슈네데를랭, 안데르 에레라, 소피안 암라바트, 달레이 블린트, 마누엘 우가르테 등도 맨유 중원의 오랜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29세 틸레만스는 프리미어리그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8번’ 자원이다. 22세 산투스와 발레바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 활동량과 전진 능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맨유 유스 출신 코비 마이누가 경쟁하고 메이슨 마운트 역시 공격적인 중원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거처럼 이름값이 큰 노장 한 명에게 의존하기보다 전성기를 앞둔 선수들을 묶어 중원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캐릭에게는 그만큼 부담도 커졌다.

지난 1월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캐릭은 흔들리던 맨유를 수습해 프리미어리그 3위로 이끌었고 이후 정식 감독이 됐다. 당시에는 이미 국내 컵대회에서 탈락했고 유럽 클럽대항전도 없어 리그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리그컵까지 모두 치러야 한다.

출발도 나쁘지 않다. 맨유는 22일 승격팀 헐 시티와 원정경기로 시즌을 시작한 뒤 입스위치, 에버턴을 상대하고 다음달 13일에는 맨체스터 시티와 맞붙는다.

캐릭은 승격팀을 연달아 만나는 일정이 유리하다는 평가에 “쉬운 출발이라는 말은 터무니없다”며 경계했지만, 지난 시즌 3위에 올랐던 팀에 약점으로 꼽혔던 중원까지 보강된 만큼 기대치는 분명히 높아졌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맨유의 중원 숙제를 풀기 위해 구단이 마침내 지갑을 열었다. 이제 그 중원을 지휘했던 캐릭이 감독으로 답을 내놓을 차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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