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가난하면 더 준다는데…줬다가 뺏으면 무슨 소용?

홍성희 2026. 8. 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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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만간 '기초연금 개편안'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극빈층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정작 기초연금이 올라도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기초연금 개편은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이 '하후상박'으로 기초연금을 개편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급물살을 탔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소득 하위) 70%까지 정해 놓으니까 이백몇십만 원 소득 있는 사람도 34만 원을 받는다"며 "똑같이 올려줄 것이 아니라 하후상박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인 빈곤도 심각한데."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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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만간 '기초연금 개편안'을 발표합니다. 개편 방향에 대해 정부는 줄곧 '하후상박', 즉 가난한 노인에게 더 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극빈층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정작 기초연금이 올라도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행 제도는 기초연금이 오른 만큼 생계급여를 깎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초연금을 왜 개편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봅니다.

■ "기초연금 증액, 저소득 노인에 더 많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기초연금 개편과 관련해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발표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초연금 개편은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이 '하후상박'으로 기초연금을 개편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급물살을 탔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소득 하위) 70%까지 정해 놓으니까 이백몇십만 원 소득 있는 사람도 34만 원을 받는다"며 "똑같이 올려줄 것이 아니라 하후상박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인 빈곤도 심각한데."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을 뜯어 보면 이번 개편의 목적이 두 가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재정 절감'입니다. 현재는 무조건 노인 10명 중 7명(소득 하위 70%)에게 주는 방식입니다.

모수에 해당하는 노인 인구가 늘면 자동으로 수급자도 늘어납니다.

실제로 수급자는 2014년 435만 명에서 올해 779만 명으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고, 소요되는 국가 재정도 20조 원을 넘겼습니다.

재정을 절감하려면, 수급 범위를 축소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결국 수급자 선정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기준중위소득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우리 국민의 '중간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중간 소득에 못 미치는 노인에게만 지급하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지난 7월 16일 복지부ㆍ식약처ㆍ성평등부ㆍ권익위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


또 다른 개편 목적은 이 대통령이 "노인 빈곤이 심각하다"고 말했듯이 '빈곤 완화'입니다. 여기서 저소득 노인에게 연금을 더 주는, 하후상박이 등장합니다.

하후상박의 구체적인 방식은 어떻게 될까요? 관련한 이 대통령 발언을 모아봤습니다.

"이미 받는 걸 깎는 건 그렇고, 매년 증액을 목표로 하는데, 증액은 하후상박 방식으로 하기로 하지 않았냐."
"내년에는 상단(상위 소득)은 증액이 제로에 수렴하고, 하단은 한 5만 원이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인지." (7월 16일 2026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해 보면, 기존 수급자의 기초연금은 가급적 깎지 않되, 앞으로의 증액은 저소득층에 더 많이 배분하는 방식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하후상박?…줬다가 뺏으면 무슨 소용?

증액분을 저소득층에 더 많이 배분하겠다지만, 현행 제도상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증액의 혜택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이른바 '줬다가 뺏어가는' 기초연금이란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기초생활수급 노인도 기초연금을 신청해 받을 순 있습니다. 다만,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잡혀,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이기 때문에 '줬다가 뺏어간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초생활보장법에 규정된 '보충성 원리' 때문입니다.

보충성 원리란 수급자가 생활 유지를 위해 자신의 소득이나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부족한 부분을 국가가 보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계급여를 지급할 때도 1인 가구 생계급여 82만 원(올해 기준)을 전액 다 주는 것이 아니라, 수급자에게 소득이 있으면 그만큼을 빼고 부족분만 보충해 줍니다.

어디까지 수급자의 소득으로 잡을지, 소득의 범위가 중요한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뿐 아니라 기초연금과 같은 '공적 이전소득'도 포함됩니다.(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3)

이를 수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실제 생계급여 = 생계급여(1인 가구 82만 원) - 소득인정액(기초연금 등)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제도 하에서는 아무리 기초연금을 올려도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가 됩니다.


■ '기초연금 받아도 생계급여 안 깎는다' 약속했지만

극빈층 노인에게도 기초연금 인상 혜택이 돌아가려면, 소득인정액에서 기초연금을 빼는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수급자의 소득을 잡을 때, 기초연금은 반영하지 않는 겁니다.

현재도 가구 특성을 반영해 일부 소득은 빼도록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 수당, 아동 양육비, 보훈대상자 등의 생활조정수당, 만성질환 등의 의료ㆍ요양ㆍ재활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지출하는 의료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복지부는 이미 2024년 9월 '연금 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런 방향의 제도 개선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조규홍 당시 복지부 장관은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가 삭감되는 현행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즉, '줬다가 뺏어가는' 문제를 고치겠다는 건데, 이후 진전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조만간 발표될 개편안에는 '줬다가 뺏어가는'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이 포함될까?

복지부에 물어보니, 포함되지 않을 거라는 설명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정부안은 마지막까지 수정될 여지가 있으니, 최종안을 봐야 알 겁니다.

시민사회 계에서는 이번 기초연금 개편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하후상박은 명분일 뿐 실제는 수급자 축소를 통한 재정 절감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시각입니다.

기초연금 도입 후 사실상 처음으로 하는 큰 틀의 제도 개혁이 성공하려면 이런 의구심부터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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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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