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기업도 “달러 쌀 때 쟁여놓자”…달러예금 15조원 줍줍했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김예찬 기자(kim.yechan@mk.co.kr) 2026. 8. 2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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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한 달 반 새 약 170원이 오르는 역대급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인·기업(법인)들의 달러 확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수출로 유입된 달러 가운데 당장 원화로 바꿀 필요가 없는 자금을 외화예금 형태로 보유하는 동시에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른 시기를 향후 원자재 대금 결제나 해외 투자 등에 필요한 달러를 미리 확보할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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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170원 역대급 상승에
“값내린 달러 이때 사두자”
달러예금 잔액 두달새 급증
일평균 환전액도 2배 늘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한 달 반 새 약 170원이 오르는 역대급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인·기업(법인)들의 달러 확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개인은 환테크를 위해 달러 가격이 내려온 틈을 타 저가 매수에 나서고, 기업은 원자재 결제와 해외 투자 등에 필요한 달러를 미리 확보하거나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 일부를 예금으로 쌓아두는 모습이다.

◆원화값 단기 급등에 달러예금 뭉칫돈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달 19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754억5900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 694억3500만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12영업일 만에 60억2400만달러(8.7%) 늘었다. 달러예금은 6월 말 650억4400만달러에서 한 달 반여 만에 104억1500만달러 증가했다. 7~8월 평균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증가 규모만 약 15조1300억원에 달한다.

달러예금 증가 시점은 원화 가치가 본격적으로 반등한 시기와 겹친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은 7월 초 1555.8원까지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지만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 7월 중순 1400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이달 19일에는 1397.7원으로 올라가 연중 처음으로 1300원대에 들어섰다.

원화 강세는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종가(1392.6원)와 비교해 6.1원 오른 1386.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이 1380원대에서 마감한 건 지난해 9월 18일(1387.8원)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원화값은 지난 19일 이후 3거래일 연속 1300원대 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가 싸지자 실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환전 수요도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올해 7월 일평균 달러 환전액은 1114만달러로 전월(539만달러)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이달 초부터 19일까지 일평균 달러 환전액도 1122만달러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의 경우 최근 환율 하락을 달러를 싸게 확보할 기회로 보는 환테크 수요가 환전액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주식 등 달러 자산에 투자하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높아질수록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처럼 빠르게 달러예금이 불어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며 “그동안 자산 배분 차원에서 달러를 사고 싶어도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원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서 달러를 저가에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달러예금 증가 몫 90%가 기업 고객

달러예금 증가세는 특히 기업 고객에서 두드러졌다. 6월 말 이후 달러예금 전체 증가액의 약 90%가 기업 몫이다. 기업의 달러예금 증가는 개인의 환테크성 저가매수와 다소 성격이 다르다. 수출로 유입된 달러 가운데 당장 원화로 바꿀 필요가 없는 자금을 외화예금 형태로 보유하는 동시에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른 시기를 향후 원자재 대금 결제나 해외 투자 등에 필요한 달러를 미리 확보할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 강세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조달된 달러 자금의 원화 환전이 이끌었다. 상반기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던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도 압력이 완화된 점도 원화 가치 반등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당 원화값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달러 공급이 이어질 경우 연내 달러당 원화값이 135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창희·김예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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