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자기자본 10조 시대…이제는 '잘 굴리기' 과제

남영재 기자 2026. 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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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몸집을 빠르게 키우면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늘려놓고도 이를 활용할 만한 IB 딜이나 투자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자본만 커지고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달한 자본을 수익성이 높은 사업과 투자처에 적절히 배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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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넘어 발행어음·IMA까지…커진 자본 활용할 사업 확대
자본 조달·운용 능력이 수익성 좌우…ROE·위험관리도 과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 EBN]

증권사들이 몸집을 빠르게 키우면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늘어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지만, 적절한 자본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과 자본 확충에 힘입어 일제히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13조원을 넘어섰고 NH투자증권도 10조원에 육박하는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본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본 규모 자체보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기자본은 증권사가 대형 기업금융(IB) 거래에 참여하거나 자기자본투자(PI)에 나설 때 필요한 재무적 기반이다.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하면 발행어음과 IMA 등 일반 증권업과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운용할 수 있는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다.

◆커진 자본, 수익으로 연결해야…'자본 효율성' 시험대

문제는 커진 자본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늘려놓고도 이를 활용할 만한 IB 딜이나 투자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자본만 커지고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자기자본 증가 속도보다 순이익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 ROE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ROE는 증권사가 주주로부터 조달한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 자체보다 늘어난 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결국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달한 자본을 수익성이 높은 사업과 투자처에 적절히 배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자본 조달과 운용 능력이 곧 수익성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증권사들이 동시에 자본을 확대하면서 국내 IB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제한된 투자처를 놓고 경쟁하면서 수수료가 낮아지거나 투자 위험이 커질 경우 자본 확대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것은 회사의 이익 창출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늘어난 자본을 활용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화보다 중요한 '운용 능력'…수익성·위험관리 병행해야

발행어음과 IMA는 증권사가 조달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고객에게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 등에 운용하는 구조다. IMA 역시 고객에게 받은 자금을 기업금융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일정 부분은 모험자본 공급에도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모험자본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기업이나 사업에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운용해 투자 수익을 내는 동시에 고객에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고 회사의 이익도 남겨야 한다.

결국 조달금리가 높아지거나 투자한 자산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반대로 수익을 높이기 위해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발행어음과 IMA의 규모가 커질수록 증권사가 관리해야 할 자금과 투자 위험도 함께 커지는 만큼 단순히 조달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달한 자금의 만기와 운용자산의 위험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형화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자본을 활용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사업 확대 과정에서는 수익성 확보와 함께 위험관리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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