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샀다는 이유만으로 30억 벌었는데, 세금 당연 내야죠"…이 말 나오도록, 디테일에 승부 걸어야 [세금전쟁 ⑥·끝]

서윤경 2026. 8. 2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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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8·3 세제개편안은 [부동산발 세금전쟁]으로 번졌습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부동산을 중심으로 시장 혼란과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이미 김민석 당 대표는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큰 방향에 공감하는 전제 위에서 디테일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3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한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팔고 더 작고 저렴한 집으로 옮기면 양도차익 일부에 대한 세금 납부를 새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주는 '과세이연' 방식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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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민석 "디테일 보완 필요"…野, 비과세 15억·과세이연 등 추진
전문가들 "연도별 세제 달라 현장도 혼란…장기 1주택자 현금흐름 충격"
국회 심의·당정협의 과정서 종부세·양도세 보완 가능성…정기국회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8·3 세제개편안은 [부동산발 세금전쟁]으로 번졌습니다. '오래 살다보니 어쩌다 고가주택자'가 돼버린 고령층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역대급 조세 저항에 부딪쳤습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6회에 걸쳐 세제개편안의 문제점을 긴급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부동산을 중심으로 시장 혼란과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이고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혜택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내용이 알려진 뒤였다.

논란은 국회로 옮겨 붙었다. 여당에서는 '디테일 보완론'이, 야당에서는 1주택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원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어떤 정책 결정을 발표한 것과 어떤 안을 발표한 것은 다르다. 어떤 안을 발표할 때는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안을 낼 때는 변경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의 입법 예고 마지막날인 20일 현재 9370건의 입법 의견이 접수됐다.

"집값 오른 게 죄?", "임차인은 어떡하나", "비거주자 범위는"…논란 다양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지난 4일 재정경제부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마감일인 20일까지 9370건의 입법 의견이 접수됐다. /사진=국민참여입법센터 캡처

국민 의견과 함께 전문가들은 손봐야 할 부분을 첨언했다. 먼저 종부세 세액공제에 신설한 금액 한도 부분이다.

현행 1세대 1주택자는 고령자공제와 장기보유공제를 합쳐 최대 80%까지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고 공제액 자체에는 별도의 금액 한도가 없다. 그러나 개편안에는 장기보유공제를 장기거주공제로 전환하면서 세액공제 한도를 2027년 최대 800만원, 2028년 이후 최대 600만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금액 한도를 둔 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기 목적과 무관하게 한 채에서 장기간 살아온 고령 1주택자에게도 집값이 오른만큼 세금을 크게 늘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은퇴 후 현금흐름이 부족해 보유세를 낼 여력이 없다면 결국 집을 팔거나 이사를 가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 부담 강화가 정부가 의도한 매물 출회 대신 집주인의 실입주를 불러 전월세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집주인이 주택을 처분하거나 직접 입주하면서 임대주택 공급이 줄면 결국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매매와 달리 전월세는 거주와 직결되는 만큼 신규 공급 못지 않게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서 계속 거래될 수 있는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거주 중심 세제의 또 다른 난제는 '부득이한 비거주'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다. 정부는 취학이나 직장 변경·전근, 질병 치료, 60세 이상 부모를 모시기 위한 합가 등 불가피하게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경우 일정 요건 아래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법·공무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의도한 대로 시장이 반응할 거라고 보기 어렵다. '저 사람은 되는데 나는 왜 안 되느냐'는 불평등을 느끼는 순간 정부가 의도한 정책 목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짚었다.

"내년 다르고 후년 또 달라"…세무 현장도 혼란 우려

세무 전문가들은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경욱 세무법인 송우 대표세무사는 "올해는 세제를 상당히 많이 손댔고 자세히 보면 연도별 경과규정이 많다"며 "장기보유 관련 공제도 연도마다 달라 상당히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종부세와 양도세의 공제방식과 한도, 세율 등이 2027년과 2028년, 202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달라지다 보니 납세자가 자신의 미래 세 부담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천 대표는 "새로운 제도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매년 납세자와 세무 현장에서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세무사회 역시 종부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핵심 제도가 한꺼번에 시행되지 않고 단계적으로 바뀌면서 일반 납세자는 물론 조세 전문가에게도 과소신고나 오류 위험, 납세협력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민석 "큰 방향 공감하지만 디테일 보완"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이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정부안의 세부 내용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김민석 당 대표는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큰 방향에 공감하는 전제 위에서 디테일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가 주목한 건 비거주 1주택자와 전월세 시장이다. 중산층 비거주 1주택자가 전국적으로 상당수인 만큼 이들의 세금 변화가 전월세 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종부세의 경우 비거주 1주택자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만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단독명의보다 불리해지는 문제,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수도권 이주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역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정은 오는 2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세부적인 보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野는 비과세 15억·장특공 확대…'기간 안분'까지

국민의힘 등 야당의 움직임은 좀 더 적극적이다. 일단 의원 입법을 통한 수정에 나서고 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12억원에서 15억원으로 높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율도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1세대 1주택자가 주택 보유기간 동안 납부한 재산세와 종부세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양도차익을 줄이는 개정안을 내놨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3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한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팔고 더 작고 저렴한 집으로 옮기면 양도차익 일부에 대한 세금 납부를 새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주는 '과세이연' 방식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편안 이전부터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사람에게 새로운 제도를 어디까지 적용할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법 시행 이전 보유기간에는 현행 공제율을 적용하고 시행 이후 기간에만 새 규정을 적용하는 '기간 안분' 방식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8·3 원안' 어디까지 바뀔까…국회가 분수령

결국 정기국회 세법 심사에서는 정부가 내세운 '실거주 중심 과세'와 기존 1주택자의 세 부담·신뢰보호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수정 가능성을 닫아 두지는 않았다.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과 향후 국회 논의를 토대로 세부 보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개정안 심사 과정에 법제적 측면에서 재경부와 긴밀히 협의해서 법률안이 잘 마련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재정경제부도 "다양한 목소리를 최대한 폭넓게 듣고 있고 제도 개편의 취지를 충실히 살릴 수 있도록 합리적인 보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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