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년차 매출목표 120억원… 틈새시장 노려 첫발부터 글로벌 진출”[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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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창업 자본은 정부 지원금을 적극 활용했다.
제오킬은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청년창업사관학교와 해양수산부 블루 스타트업 지원사업 등을 통해 개발했다.
창업 2년 차인 2025년에 매출 50억 원, 그중 수출로 5억 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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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후 푸석해지는 머리결 문제… 잔류염소 98% 제거 기술로 눈도장
장악할 수 있는 작은 시장 찾고, 관련 기술은 공공 지원금으로 개발
뷰티업계 ‘오스카상’ 받고 바로 수출… “글로벌서 인정받는 브랜드 될 것”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 빌딩에 있는 마케마케(대표 곽효섭)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뷰티테크 스타트업이다. 수영장 물과 해수, 경수 등으로 인한 피부·두피·모발 손상을 ‘워터 스트레스(Water Stress)’로 자체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혁신 소재로 해결하고 있다.
5일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곽효섭 대표(40)는 “마케마케는 수영장 물로 인한 헤어 및 피부 손상을 줄이는 제품으로 시작해 세계인들에게 물 스트레스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는 부드러운 물인 연수가 많아 물로 인한 문제를 수영이나 해수욕 등을 할 때만 느낀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물 안에 미네랄이 많은 경수와 노후한 수도관에서 나온 금속이온이 함유된 물이 많다. 세계 시장은 넓다”고 했다.

마케마케가 개발한 핵심 소재 ‘제오듀얼라이트(Zeodualite)’는 제올라이트라는 광물 기반 복합체다. 제올라이트는 분자 크기의 규칙적인 미세구멍을 가진 결정성 알루미노규산염 광물이다. 제올라이트에 티오설페이트(티오황산나트륨)와 비타민C를 복합화해, 잔류염소(유리 잔류염소와 클로라민)를 제거한다. 곽 대표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의뢰한 시험 결과 잔류염소를 98%까지 없앴다. 국내에 특허를 등록했고, 글로벌 특허도 출원했다”고 밝혔다.
기존 수영 전용 샴푸는 염소 제거 성분으로 티오설페이트나 비타민C를 단독 사용했다. 하지만 티오설페이트는 황 냄새가 나 제품 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비타민C는 불안정해 제형이 깨지는 단점이 있다. 곽 대표는 “우리는 두 성분을 제올라이트와 안정적으로 복합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효과와 제형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했다.
올해 5월에는 두 번째 소재 ‘제오킬(Zeochel)’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칼슘·마그네슘 등 경수 미네랄과 구리 등 금속이온을 하나의 소재에서 각각 제거하는 공간 분리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경수 미네랄은 제올라이트가 흡착·제거하고, 구리 등 금속이온은 소재 표면의 ‘분자 집게’가 단단하게 포획하는 킬레이팅(chelating) 방식이다. 제오킬로 만든 글로벌 시장용 제품은 11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잔류염소는 물론이고 금속이온, 미네랄을 모두 한 번에 제거하는 복합 기능성 제품으로 수영 샴푸와 달리 일상에서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 시장부터 찾고 기술을 만들다
마케마케의 창업 과정은 교과서적이다. 시장부터 찾고 기술을 개발했다. 창업 자본은 정부 지원금을 적극 활용했다.
곽 대표는 2024년에 창업했다. 창업 전 13년간은 소비재 유통과 이커머스 분야를 누볐다. 티몬 전략실에서 사업 기획을 했고, 식기 세척 스타트업 ‘뽀득’에서는 하루 60만 개 식기를 세척하는 1등 업체의 운영을 도왔다.
창업은 세 명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곽 대표와 티몬 전략실에서 만난 변동규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같이 일한 경험이 있는 박창명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초기 3인방이다. 박 CDO는 레드닷·iF·IDEA 등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수상한 제품을 디자인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소비재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디자인뿐 아니라 독자적인 소재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곽 대표는 친척인 화학 전문가를 창업 초기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CTO는 화학 전공 이학박사로, 스위스 로잔공대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등 15년 이상 나노·무기화학 분야를 연구한 전문가다. 곽 대표는 “시장의 수요를 먼저 정의하고, 그에 맞는 소재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 방식”이라고 했다.
시장은 어떻게 찾았을까. 곽 대표는 자신이 잘 아는 소비재 분야에서 자본이 쏠리는 곳으로 K-뷰티 시장을 먼저 골랐다. 기능성 제품은 수익성이 좋고,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기능과 합리적 가격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스타트업이 들어가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틈새시장을 찾았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곳이 수영장의 물 문제였다. K-뷰티의 여러 분야 중 헤어케어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했다.
데이터를 뒤졌다. 곽 대표는 “국내 수영 인구는 800만 명, 수영장은 3000곳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에서 수영을 배우는 학생도 많아진 점도 고려했다. 수영 전용 샴푸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보였다”고 했다.
2024년 5월 법인 설립 후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됐고, 그 지원금으로 제오듀얼라이트를 직접 개발했다. 제오킬은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청년창업사관학교와 해양수산부 블루 스타트업 지원사업 등을 통해 개발했다. 곽 대표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지원사업의 연구개발 목표를 회사의 제품 로드맵과 일치시키고, 그 결과를 제품과 특허, 수출로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

브라질은 수출 물량이 가장 많은 국가다. 세계 4위권 헤어케어 시장이다. 현지 바이어들은 제품 성분표에 있는 킬레이팅 성분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수돗물 금속이온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피드백을 줬다. 이는 후속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됐다.
올해 6월에는 K뷰티 브랜드를 해외로 내보내는 유통 전문 기업인 실리콘투와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는 올리브영, 더현대 서울,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고, 미국 아마존 북미 브랜드숍도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위협 요인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은 로레알, 유니레버, P&G 등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로레알은 2025년 6월 인디 브랜드 컬러와우를 인수하며 프리미엄 헤어케어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경수 대응 ‘메탈 디톡스’ 제품도 이미 전개하고 있다.
마케마케는 수영장의 잔류염소와 클로라민은 물론이고 금속이온과 미네랄까지 동시에 제거하는 유일한 복합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곽 대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미국에선 기능성 제품 중에서는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대다”며 “물류비를 감안하더라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마케마케가 추정하는 글로벌 워터 스트레스 케어 시장은 약 3조 원 규모다. 마케마케는 두피케어 제품인 스칼프처(SCALPTURE)도 최근 출시했고, 제주도 해변의 구멍갈파래에서 항산화 소재를 추출하는 연구도 민간 주도 초기창업지원사업(팁스·TIPS)으로 진행 중이다. 곽 대표는 “수영 아이템으로 시작해 워터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브랜드로 확장하고, 궁극적으로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롱제비티(건강한 장수)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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