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외국인 계절근로자 4년 새 8배…농촌 인력난 ‘숨통’

김동현 기자 2026. 8. 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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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28명 배정·682명 입국…210개 농가서 영농 지원
2027년 고용 희망 농가 모집…연 2회서 연 1회 통합신청 변경
▲ 올해 하반기 의성군에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지역 과수원에서 농작업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성군 제공

"수확철에는 하루 이틀 차이로도 사과 품질이 달라집니다. 제때 사람을 구할 수 있느냐가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북 의성군 옥산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조용석(51) 씨에게 농번기 인력 확보는 해마다 되풀이되던 걱정이었다. 수확 시기가 다가와도 일손을 구하지 못하면 애써 키운 농작물의 품질은 물론 이후 영농 일정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농촌 현장에 투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조씨는 "필요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인력을 쓸 수 있어 계획적으로 농사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농가 경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의성지역 농가의 인력난을 메우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21일 의성군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인원은 728명으로 지난해 547명보다 181명, 3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682명이 실제 입국해 지역 210개 농가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2022년 90명에 불과했던 배정 인원이 4년 만에 8배 이상으로 늘었다. 농촌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 속에서 계절근로자 제도가 영농 현장의 주요 인력 공급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처럼 일정 기간 일손 수요가 집중되는 농가가 외국인을 최대 8개월 동안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의성군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으로 근로자 유치 기반을 넓히면서 농가 수요에 대응해왔다. 올해는 특히 시설하우스 가지 재배농가에서 계절근로자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는 단순히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수확과 선별 등 작업 시기가 정해진 농업의 특성상 인력 투입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영농계획을 짜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씨의 사례처럼 농가 입장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필요한 시기에 인력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계획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 하반기 의성군에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입국 환영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내달 11일까지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에서 2027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을 희망하는 농가의 신청을 받는다.

올해부터는 법무부 운영지침 개정에 따라 기존 상·하반기 연 2회로 나눠 받던 신청이 연 1회 통합신청 방식으로 바뀌었다.

신청 농가는 재배면적에 따른 신청 가능 인원 기준을 충족하고 근로자가 생활할 수 있는 숙소를 갖춰야 한다. 임금도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군은 신청 농가의 재배 품목과 면적, 인력이 필요한 시기, 고용 여건 등을 검토해 법무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내년도 전체 신청 규모는 접수 마감 뒤 집계되며 최종 배정 인원은 법무부 정책협의회를 거쳐 결정된다.

근로자를 데려오는 것만큼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만드는 것도 과제다.

의성군은 계절근로자의 마약검사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작업용품과 응급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계절근로자를 고용하는 농가에는 산재보험과 농작업 근로자 안전보험 가입비를 지원해 농가와 근로자 모두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

계절근로자 배정 규모가 4년 만에 8배 이상 증가한 만큼 앞으로는 양적인 확대와 함께 근로환경과 사후관리의 내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유철 의성군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가와 계절근로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운영과 근로환경 개선,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