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노조 집회서 '폭발'…“자사주 1000주 달라”
DS와 보상 격차 논란에 직원 불만 확산…대규모 집회
근무시간 집회·평화의무 두고 불법 쟁의 논란도 확산
성과보상 기준 재정비 필요성…노사 갈등 장기화 우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중심의 동행노동조합이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기존 임금협상 합의를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노조는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비교해 DX 부문의 보상이 크게 부족하다며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시했다.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문화행사를 진행한 뒤 오후 5시30분 본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약 3000명의 직원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DX 부문 직원들이 회사의 주요 사업 성과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갈등의 핵심에는 사업부문별 실적과 보상체계를 둘러싼 인식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과 사업부별 경영성과 등을 고려해 임금과 성과급을 차등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DX 부문에서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사업부에 따라 보상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월 노사가 합의한 2026년 임금협상 역시 DX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기존 합의를 전면 백지화하고 새로운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자사주 1000주 지급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면서 성과급 중심의 현행 보상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자사주 지급 요구는 직원들의 장기적인 회사 가치와 성과를 연계하자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현금성 보상에 집중된 임금체계와 달리 주식 보상은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장기적 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직원 1인당 1000주라는 규모가 회사 전체 인건비와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수 있어 경영진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은 요구다.
이번 집회를 둘러싼 적법성 논란도 변수다. 오후 3시부터 행사가 진행되면서 정상 근무시간 중 집회가 이뤄지는 점과 이미 임금협상이 타결된 상황에서 추가 쟁의가 가능한지를 두고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일정 기간 평화의무가 적용된다면 쟁의행위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판단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자발적인 참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회사가 운영하는 휴무제도 등을 활용할 계획인 만큼 불법적인 쟁의행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핵심은 집회의 형식보다 직원들의 참여가 근로 제공 거부 등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기존 임금협상 합의와 충돌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데 있다.
이번 사태는 삼성전자의 보상체계가 사업부별 성과 차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사업별 수익성과 시장환경이 다른 만큼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은 불가피하지만, 격차가 지나치게 확대되면 조직 내부의 연대감과 구성원들의 동기부여가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우수 인재 확보와 조직 내부의 신뢰가 중요하다. 보상 갈등이 장기화하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사업부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방식 역시 회사의 비용 부담과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보상 규모를 둘러싼 대립에 머무르지 않고 성과 측정 기준과 사업부 간 보상 원칙, 장기 인센티브 체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집회가 삼성전자 내부 보상체계의 불균형을 둘러싼 갈등을 키우는 계기가 될지, 보다 투명한 성과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