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VIP 격노 은폐’ ‘수호신 TF’ 등 막판 줄기소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채모 상병 순직 당시 이른바 ‘VIP(윤석열 당시 대통령) 격노설’을 은폐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과 문연철 당시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대령)을 기소했다.
특검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황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문 대령은 직권남용 및 면담강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면담강요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황 전 사령관과 문 대령은 ‘VIP 격노설’ 확산을 막으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당시 황 전 사령관은 군 정보기관인 방첩사를 지휘했고, 문 대령은 방첩사 소속으로 해병대에 파견 중이었다. 문 대령은 2023년 8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해병대 간부가 VIP 격노를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 교육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문 대령이 김 전 사령관에게 “황 전 사령관이 ‘VIP에 대해 더 알려 하지 마라’, ‘있는 것도 다 지우라’고 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령관과 문 대령은 2023년 8월3~24일 사이 14번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 대령이 황 전 사령관에게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동향을 보고한 정황도 확인됐다. 그는 동향보고에 국방부 상부 등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혐의자를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10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12일 “범죄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문 대령과 김 전 사령관에겐 면담 강요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해병대 공훈정보실장에게 “쓸데없는 소리하고 다니지 말라”는 취지로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날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을 채 상병 사건 관련과 관련한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8월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들에게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VIP 격노는 허위이고 망상이다’ 등 허위 내용을 기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수호신 태스크포스(TF)’의혹 관련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도 이날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수호신 TF는 이 전 사령관이 수방사령관으로 재직하던 2024년 2월 수방사 내에 구성된 대테러·특수임무 조직으로, 공식 문서나 내부 정식 보고 체계를 거치지 않은 채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특검은 이 전 사령관이 12·3 내란을 염두에 두고 수호신 TF를 창설·운영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이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오후 9시48분쯤 조성현 당시 수방사 제1경비단장에게 전화해 “상황이 있는 것 같으니 수호신 TF를 소집하고 단장은 사령부로 들어와라”라고 지시한 정황을 파악했다.
방첩사 계엄 사전 준비 의혹을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이끄는 방첩사가 2024년 3월 전후로 계엄을 준비했다고 봤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2023년 11월 부임 직후부터 유관 부대와 민간 수사기관 인력을 실제 대거 파견받는 형태로 합수부 운영 관련 내부 지침서를 바꾸려고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방첩사는 2024년 상반기 ‘신 합수부 운영계획’이라는 이름의 지침서 초안을 완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지침서가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2024년 FS 연습에서 방첩사가 지침서를 시범적으로 적용해 훈련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방첩사는 이례적으로 연병장에서 부대 사열과 실제 수사·체포·호송 등 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특검은 본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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