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석의 슬기로운 AI생활] 기업 70%가 안 지키는 'AX 5대 원칙'

2026. 8. 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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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 달간 2학기 강의를 준비하며 국내 주요 기업들의 AX(인공지능(AI) 전환) 현황을 들여다봤다.

그렇다면 AI 전환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여기 AX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AI 전환은 더 광범위한 비즈니스 전략에 의해 주도되어야 한다. 기업들은 AI 전환을 위해 일률적인 모범 사례를 들고 오는 외부 컨설턴트에 의존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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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3년뒤 핵심역량부터 수립
② 컨설턴트보다 직원이 주도
③ 고객들의 심층 의견 청취
④ 두려움 느끼는 직원 보듬고
⑤ 작게 만들어 빠르게 실험
김의석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7월 한 달간 2학기 강의를 준비하며 국내 주요 기업들의 AX(인공지능(AI) 전환) 현황을 들여다봤다. 놀랍게도 상당수가 "분위기상 안 할 수 없어서" 하고 있었다. 목표를 물으면 대답도 비슷했다. 조금 더 똑똑해진 챗봇, 자사 지식을 학습시킨 우리만의 거대언어모델(LLM) 그리고 구성원들이 신기해할 만한 기능별 에이전트 몇 개. 정작 우리 조직이 무엇 때문에 아픈지에 대한 정의는 없었다.

한 기업의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위에서 물으시니 뭐라도 보여드려야죠." 그 회사는 사내 규정을 대신 찾아주는 챗봇 하나를 다섯 달째 다듬고 있었다. 성능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조직이 실제로 곤란을 겪던 지점은 규정 검색이 아니라 부서마다 같은 자료를 세 번씩 다시 만드는 일이었다. 좋은 칼을 새로 사 두고, 정작 무엇을 요리할지는 정하지 않은 셈이다.

조직과 리더십 변혁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베넘 타브리치 스탠퍼드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기업의 70%가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원인은 기술의 성능이 아니었다. 당면한 '비즈니스 전략'과 '문제 정의'가 앞서지 않은 채 기술 그 자체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도구 중심적 사고의 오류'라 불렀다. 기술은 가능성을 줄 뿐이다. 조직의 일하는 방식이 이미 어긋나 있다면 AI는 그 어긋남을 더 빠르고 더 크게 증폭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AI 전환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여기 AX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첫째, 도구를 고르기 전에 3년 뒤 우리가 무엇으로 이길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다. 속도인지 원가인지 고객 경험인지가 정해져야 어떤 AI를 어디에 쓸지가 비로소 결정된다. AI 전환은 더 광범위한 비즈니스 전략에 의해 주도되어야 한다. 둘째, 외부의 잣대가 아닌 '내부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업들은 AI 전환을 위해 일률적인 모범 사례를 들고 오는 외부 컨설턴트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매일의 일상 업무에서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실패하는지 그리고 우리 조직만의 고유한 데이터 온톨로지가 어떻게 엮여 있는지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것은 바로 내부 직원들이다. 이러한 내부자의 지식과 경험이 간과될 때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조직의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높이지 못한다. 셋째, 철저하게 고객의 관점에서 내부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AI 전환의 궁극적 목적이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면 고객의 심층적인 의견을 청취하는 진단 단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거창한 단일 AI 앱이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해 주리라 기대하기보다는 고객의 서비스 주기 전반의 다양한 접점에서 작고 세밀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넷째, 자신의 자리가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직원들의 두려움을 직시하고 보듬어야 한다. 리더는 AI 전환이 직원들의 전문성을 미래 시장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기회임을 명확히 인지시켜야 한다. 그들이 원래 잘하던 것을 '더 잘하게' 돕는 도구로 AI를 프레이밍해 직원 스스로가 통제권을 쥔 제어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다섯째, 작게 만들어 빠르게 고치는 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전사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기보다 작은 문제를 정하고 빠르게 실험해야 한다. 성공하면 넓히고, 실패하면 고치면 된다. 이 과정에는 정보기술(IT), 현업, 고객을 아는 사람들이 함께 들어와야 한다. AI 전환의 핵심은 완벽한 계획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배우는 속도를 높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 가운데 모델의 성능에 관한 항목은 하나도 없다. 전부 사람과 일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기술을 먼저 찾는 회사보다 바꿔야 할 문제를 먼저 찾는 회사가 AI를 잘 쓰게 될 것이다.

[김의석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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