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속도 붙었는데 31억원대 매물 쌓이는 대치 은마…강남권 하락폭도 커져

황소영 기자 2026. 8.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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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전용 76㎡ 기준 31억 원대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고 38억 원에 거래된 이후 가격이 점차 낮아진 가운데 최근에는 31억 원대 매물이 여러 건 등장하면서 고점 대비 6억~7억 원가량 낮은 수준까지 호가가 내려왔다.

은마아파트 조합이 지난 5월 공개한 추정치에 따르면 기존 전용 76㎡ 소유자가 재건축 후 같은 전용 76㎡를 분양받을 경우 추정 분담금은 약 4억2000만 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의 경우 대치·개포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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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전용 76㎡ 기준 31억 원대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고 38억 원에 거래된 이후 가격이 점차 낮아진 가운데 최근에는 31억 원대 매물이 여러 건 등장하면서 고점 대비 6억~7억 원가량 낮은 수준까지 호가가 내려왔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데 이어 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이주 절차를 앞두고 있다. 기존 4424가구는 재건축을 통해 585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반면 재건축 사업이 진전되고 있지만 매매가격은 최근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마의 가격 약세는 최근 세제개편 이후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전용 76㎡는 지난해 11월 38억 원에 최고가 거래된 이후 올해 들어 거래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에는 31억 원대 매물이 여러 건 나오면서 매도자들의 가격 눈높이도 이전보다 낮아진 모습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1억 원대 매물이 여러 건 나와 있고 모두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물건”이라면서 “은마는 단지가 워낙 커 평소에도 매물이 꾸준히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 등의 영향으로 매도하려는 집주인이 늘었다”고 말했다.

은마의 가격 조정에는 최근 강남권 전반의 매수세 둔화와 함께 대출 규제, 세제개편, 재건축에 따른 비용 부담과 향후 이주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매수 심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은마 전용 76㎡ 가격이 30억 원을 웃도는 만큼 대출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층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 세제개편도 매도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고가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남권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고 있다. 특히 40억 원 후반대 고가 아파트는 세 부담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급매물 출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건축 단지 역시 비거주자 소유 비중이 높은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 시점 이전에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재건축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조합원들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조합이 지난 5월 공개한 추정치에 따르면 기존 전용 76㎡ 소유자가 재건축 후 같은 전용 76㎡를 분양받을 경우 추정 분담금은 약 4억2000만 원이다. 지난해 9월 추정치인 2억3000만 원보다 1억9000만 원 늘었다. 전용 76㎡에서 신축 전용 109㎡를 선택할 경우 추정 분담금은 15억4000만 원으로 제시됐다.

은마는 기존 용적률이 약 204%로 비교적 높은 데다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1426가구 가운데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물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충당 여력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커뮤니티 시설과 주차대수 확대, 공사비 인상 등 사업비 증가 요인도 분담금에 반영됐다. 다만 현재 제시된 금액은 추정치로 최종 분담금은 관리처분계획 수립 과정에서 사업비와 분양 수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향후 이주 과정도 변수다. 은마 전체 4424가구 가운데 상당수가 세입자 거주 가구로 파악되는 가운데 조합은 이주 개시 이후 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등 법적 절차를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세입자들은 이사비 등 추가 지원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어 대규모 이주가 계획대로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이주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분담금 마련이나 보유 주택 정리에 나서는 일부 조합원들의 매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남권 아파트 시장 전반에서도 가격 조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2%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는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0.02%에서 -0.05%로 낙폭이 확대됐고, 서초구도 -0.04%에서 -0.09%로 하락폭이 커졌다. 송파구는 0.12%에서 0.10%로 상승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의 경우 대치·개포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성북구는 0.45%, 중랑구와 서대문구는 각각 0.44% 올랐고 중구와 강북구도 0.41% 상승했다. 경기에서도 성남 중원구와 수원 권선구, 광명시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대출 규제로 고가주택 매수 여력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권 고가·재건축 단지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은마 역시 재건축 사업 진전이라는 기대 요인과 함께 대출 규제, 세제개편, 분담금 부담, 향후 이주 문제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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