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정복은 꿈 아냐 … 신약 더 나올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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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상 3상까지 간 치매 치료제 후보가 46개 정도 됩니다. 이 중 10%만 성공해도 4~5개입니다. 앞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의 범위는 넓어지고 치료제 가격도 낮아질 겁니다."
30년 넘게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해온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치매 치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묵 교수는 "과거 임상시험이 많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도 너무 늦은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라며 "최근에는 치료 대상을 초기 환자로 앞당기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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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임상3상 후보만 46개
10% 성공해도 4~5개 신약
혈액검사로 조기진단 필요
55세부터 국가검진 활용을
30년간 알츠하이머병 연구
장 염증 물질이 뇌에 영향
새로운 치료법 연구하는중
근력 운동·숙면이 예방법

"현재 임상 3상까지 간 치매 치료제 후보가 46개 정도 됩니다. 이 중 10%만 성공해도 4~5개입니다. 앞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의 범위는 넓어지고 치료제 가격도 낮아질 겁니다."
30년 넘게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해온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치매 치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과거 치료제 개발이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데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타우 단백질과 뇌의 염증 반응,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 이상 등 여러 원인을 함께 겨냥하는 방향으로 연구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서다.
◆ 여러 원인 겨냥한 치매신약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먼저 성과가 나온 것은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신경세포 주변에 쌓여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만 없앤다고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묵 교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80% 가까이 제거해도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20~30%"라며 "베타아밀로이드는 병의 시발점이고 이후에는 타우와 신경염증, 대사 이상 등이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병이 진행되면 여러 문제가 겹친다.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엉켜 쌓이면서 신경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생긴 염증이 신경세포를 공격한다. 여기에 신경세포가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고 쓰지 못하는 대사 이상까지 더해진다.
앞으로 베타아밀로이드뿐 아니라 타우와 신경염증, 대사 이상 등을 겨냥한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먹는 약과 피하주사 방식도 개발되고 있다. 묵 교수는 "여러 약이 시장에 나오면 치료가 편리해지고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염증 등을 함께 겨냥하는 칵테일 치료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치료만큼 중요한 조기진단
치료제가 발전할수록 조기진단의 중요성도 커진다.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세포 손상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묵 교수는 "과거 임상시험이 많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도 너무 늦은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라며 "최근에는 치료 대상을 초기 환자로 앞당기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초기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기억력이 떨어져도 단순한 건망증으로 여기기 쉽다. 묵 교수는 이를 보완할 기술로 혈액검사의 발전을 꼽았다. 기존에는 양전자단층촬영(PET)이나 뇌척수액 검사 등이 필요해 비용과 부담이 컸지만 혈액검사를 활용하면 고위험군을 보다 간편하게 선별할 수 있다.
그는 "혈액검사로 고위험군을 먼저 찾아낸 뒤 정밀검사를 받게 하면 치료 혜택을 받을 환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55세 정도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장과 뇌 연결하는 '장·뇌축'
묵 교수가 최근 주목하는 분야는 '장·뇌축'이다. 장과 뇌가 신경과 면역체계 등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개념이다. 그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가 많아지면 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장에서 만들어진 염증 물질이 뇌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장과 뇌가 서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치매 쥐의 장내 환경을 정상 쥐와 비슷하게 바꾼 뒤 변화를 관찰했다. 장내 세균 구성이 정상화되자 뇌의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줄고 인지기능도 개선됐다.
묵 교수는 장내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잘 살려면 식이섬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선한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치매를 연구한 묵 교수의 뇌 건강 관리법은 의외로 평범하다. 그는 일주일에 두 차례 근력운동을 하고 두세 차례 걷거나 가볍게 뛴다. 노년층에게는 의자를 잡고 하는 스쾃이나 뒤꿈치 들기처럼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을 권했다. 걷기도 단순한 산책보다는 몸 상태에 맞춰 약간 숨이 찰 정도로 30분가량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강조하는 것은 수면이다. 묵 교수는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은 뇌를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니다"면서 "낮에는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밤에는 충분히 깊게 자야 뇌가 노폐물을 청소하고 기억을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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