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킬러들의 쇼핑몰2'의 최고 수혜자, 빌런 정윤하

최근 대단원의 막을 내린 디즈니+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에서 정윤하는 거대 세력 바빌론의 동아시아 지부를 총괄하는 수장 '쿠사나기' 역을 맡았다.
그는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의 새로운 대표가 된 김혜준(지안)과 살아 돌아온 삼촌 이동욱(진만)을 위협하는 빌런으로서 드라마의 긴장감을 이루는 핵심 축으로 활약했다.
특히 액션 장르에서 동작과 감정 표출을 최소화한 '절제의 미학'을 선보이며 시청자 사이에서 호평을 얻었다. 정적인 시선 처리와 낮게 깔리는 음성 톤으로 상황의 통제권을 쥐는 방식을 택한 그는 다양한 인물들 앞에서 미동 없는 페이스를 유지함으로써 조직 수장의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언어를 구사하는 수준이 아닌, 각 언어가 지닌 어조와 억양을 캐릭터의 차가운 이성과 결합해 몰입도를 높였다. 명확한 발성과 호흡 조절은 3개 국어를 오가는 대치 상황에서도 전달력을 정교하게 유지하는 바탕이 됐다.
철저한 지략가인 쿠사나기의 마음 안에 숨겨진 결핍과 불안을 교차시키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 넣었다. 조직에서 버려진 뒤 드러나는 심리적 균열과 폭주를 통해 악역의 전형성을 탈피하기도 했다. 특히 극 전반에서 판세를 통제하는 이성적인 리더십을 제시한 그는 상대를 제압하는 무게감과 위엄으로 장르물 내 여성 리더 빌런의 뚜렷한 지표를 세우며 인물의 서사적 완결을 이끌어냈다.
앞서 영화 '파묘', '하트맨', 디즈니+ '카지노', 넷플릭스 '엑스오, 키티', '트렁크',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등 다양한 작품을 거치며 스펙트럼을 넓혀온 정윤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남다른 존재감과 기량을 입증해 냈다. 매 작품 인물의 결을 섬세하게 짚어내는 내공을 바탕으로 인물의 서사를 세밀하게 쌓아 올리며 자신만의 연기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빌런의 매력을 제시한 정윤하가 향후 보여줄 연기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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