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6.4% "비인격적 대우 경험"…부당 회식 겪어도 73% 침묵(종합)

구진욱 기자 2026. 8.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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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를 진단한 결과 최근 1년간 6.4%가 모욕·조롱 등 비인격적 대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한 음주문화를 경험하고도 10명 중 7명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감찰 등 공식 제보채널을 이용한 비율은 1% 안팎에 그쳤다.

사적이익 요구 경험자의 69.4%, 부당한 음주문화 경험자의 72.8%, 비인격적 대우 경험자의 64.6%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와 특별감찰단 활동, 집중 익명제보 등을 종합한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은 9월 중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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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인격적 대우 경험률 남성의 2배…6~10년차 부조리 노출 가장 높아
공식 제보 이용 0.8~3.3% 그쳐…'익명성 신뢰' 16개 항목 중 최하
소방청 전경.(소방청 제공) ⓒ 뉴스1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를 진단한 결과 최근 1년간 6.4%가 모욕·조롱 등 비인격적 대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한 음주문화를 경험하고도 10명 중 7명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감찰 등 공식 제보채널을 이용한 비율은 1% 안팎에 그쳤다.

특히 여성 소방공무원의 비인격적 대우 경험률은 남성의 2배를 넘었다. 6~10년차 중간 연차에서 부조리 경험과 조직 제도 불신이 동시에 가장 두드러졌다. 신고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될 것이라는 신뢰도는 전체 조직문화 평가 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공무원 6만597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소방 조직문화 진단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설문에는 전체의 24.4%인 1만6111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가운데 남성은 89.9%, 여성은 10.1%였고 교대근무자는 74.8%, 일근자는 25.2%였다. 소방청은 표본이 전체 조직을 대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지만 서울의 참여율은 6.9%에 그쳐 일부 지역은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비인격적 대우 6.4%…회식 강요 겪고도 72.8% '침묵'

최근 1년간 비인격적 대우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6.4%(1036명)로 가장 높았다. 사적이익 요구는 4.9%(785명), 부당한 음주문화는 4.3%(686명)였다.

사적이익 요구에서는 '개인 용무 대리처리'가 39.4%로 가장 많았다. 부당한 음주문화는 '회식 참석 강요'가 41.9%, 과도한 음주 권유·강요가 31.1%였다.

비인격적 대우는 모욕·조롱이나 공개적인 망신·면박이 43.7%로 가장 많았고 욕설·폭언·고성 25.9%, 외모·신체 비하 발언 21.4% 순이었다. 물리적 폭력보다 언어적 형태가 91.0%를 차지했다.

가해자는 사적이익 요구의 경우 팀장급이 42.2%, 과장급 이상이 31.7%였고 부당한 음주문화도 팀장급 38.5%, 과장급 이상 32.9% 순이었다. 반면 비인격적 대우는 동료·선후배가 35.7%로 가장 많았다.

부당행위를 겪은 뒤에는 침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적이익 요구 경험자의 69.4%, 부당한 음주문화 경험자의 72.8%, 비인격적 대우 경험자의 64.6%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감찰부서 제보 등 공식 채널 이용률은 각각 1.8%, 0.8%, 3.3%에 그쳤다. 대응하지 못한 이유로는 업무·인사상 불이익 우려와 문제를 제기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등이 꼽혔다.

소방청은 이를 개인의 대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상급자가 업무지시와 인사평가 권한을 가진 조직 특성상 문제 제기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여성·6~10년차 부조리 경험 높아…익명성 신뢰 최하

집단별로는 6~10년차 소방공무원의 부조리 경험률이 가장 높았다.

이들의 사적이익 요구 경험률은 7.1%로 20년 초과 근무자의 2.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부당한 음주문화는 5.8%, 비인격적 대우는 8.1%로 재직기간별 집단 가운데 모두 가장 높았다.

제도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았다. 6~10년차의 감찰기능 평가는 7점 만점에 3.88점, 제보창구 3.94점, 부조리 조치 3.92점이었다. 4개 영역 평균은 4.14점으로 20년 초과 근무자 5.13점보다 낮았다.

성별 격차도 나타났다. 여성의 비인격적 대우 경험률은 12.0%로 남성 5.8%의 2.06배였고, 부당한 음주문화도 여성 7.5%, 남성 3.9%로 1.92배 차이가 났다.

여성의 조직문화 체감도는 4개 영역 평균 4.03점으로 남성 4.60점보다 낮았다. 특히 감찰기능과 제보창구에 대한 평가 격차가 컸다.

전체 16개 세부 평가 문항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제보자 익명성에 대한 신뢰'로 3.99점이었다. 유일하게 부정 응답률 36.6%가 긍정 응답률 36.0%를 웃돌았다.

감찰 분야에서는 2차 피해 방지체계가 4.05점, 감찰 인력·전문성 충분 여부가 4.17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조리 조치에서도 징계 공정성은 4.19점, 부조리를 방조한 상급자의 책임은 4.22점에 그쳤다.

반면 양성평등·하위직 고충 처우 영역은 평균 5.17점으로 비교적 높았다.

주관식 의견에서는 학연·지연·혈연에 따른 인사·승진과 특정 라인 챙기기 관행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상급자의 갑질뿐 아니라 하급자의 업무태만이나 무분별한 제보 등 이른바 '을질', 성별에 따른 업무 배치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소방청, 교차 감찰·상호존중 가이드라인 추진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 직원 대상 '상호 존중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수평적 소통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식과 음주를 사실상 업무의 연장으로 받아들이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불이익 우려 없이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건전한 회식·소통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익명 상담·중재 채널을 활성화하고 신고자 보호와 익명신고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시·도 통합·교차 감찰과 감찰 전문성 강화도 검토한다. 여성과 6~10년차 등 부조리 경험률이 높은 집단에는 맞춤형 예방·보호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직문화 진단은 연 1회 정례화해 이번 조사 결과를 기준점으로 개선 효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설문 결과와 특별감찰단 활동, 집중 익명제보 등을 종합한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은 9월 중 발표한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상호존중과 공정성을 조직문화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구성원이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조직문화 개선의 기준점으로 삼아 9월 중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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