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원+α' 미래대응기금, ①청년 ②성장동력 ③지방 ④교육에 집중 투자

장재진 2026. 8. 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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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세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100조 원 이상 규모로 예상되는 기금은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청년과 지방을 지원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기획예산처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①청년 ②성장동력 ③지방 ④교육·인재 계정으로 구분해 기금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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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추가세수로 마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서 결정
세수 변동성 대비 저수지 역할
기존 사업과 중복 투자 문제
정부 쌈짓돈처럼 남용 우려
박홍근(가운데)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관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세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100조 원 이상 규모로 예상되는 기금은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청년과 지방을 지원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기존 사업들과의 중복 투자 가능성과 정부 쌈짓돈처럼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예산처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계기로 유례없는 세수 풍년이 예상되면서 정부는 추가세수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 왔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이 소중한 재원을 일시적인 지출이나 소극적인 재정건전성 관리에 활용하기보다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생산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재정건전성보다 미래 투자 시급"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기금의 핵심 목적은 잠재성장률 반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전망치(1.7%)보다 하락한 1.5%로 예상했다. 2040년대에는 0%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박 장관은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향후 2, 3년이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의 승자를 가르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금은 총괄계정과 4대 분야의 사업계정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①청년 ②성장동력 ③지방 ④교육·인재 계정으로 구분해 기금을 운영할 방침이다. 청년 지원은 전방위적이다. 청년이 선호하는 분야의 직업 훈련과 업무 경험 확대,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금이 활용된다. 청년에게 적합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월세-전세-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도 구축한다. 결혼·출산·양육 비용의 부담을 완화하고 문화 생활도 지원한다.

19일 서울에 있는 한 대학 캠퍼스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고쳐 쓰고 있다. 뉴시스

성장동력 확보는 AI와 '3대 메가프로젝트', '7대 시드(SEED·씨앗)'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AI 3강' 도약과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에 기금이 쓰인다. 반도체의 뒤를 이을 차세대 산업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다. 소형모듈원전(SMR)과 우주·항공, 양자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의 경우 정주여건을 개선해 지방주도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구 유입을 목표로 주민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정과제인 농어촌 기본소득을 확대하는 데 기금을 활용한다. 지방정부 재정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교육·인재 계정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따라 신설된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직업·기술교육 제도를 개선하는 등 고등·평생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공계·과학기술 분야의 '초격차 인재'를 양성하고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재원이기도 하다.

미래대응기금 구조. 그래픽=신동준 기자

기금은 기획처가 전반적으로 운용하지만, 세부 사업들은 소관 부처가 직접 수행하는 구조다. 기금 투입의 타당성을 살피기 위해 전문가와 관계 부처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기금운용심의회'가 구성되고 4대 중점 분야별 분과위원회도 설치될 예정이다.

기금의 또 다른 역할은 '재정 저수지'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업황에 따라 세수 변동성이 큰 편이다. 올해는 대규모 추가세수가 예상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이에 세수 여건이 악화하면 기금의 여유자금을 활용해 부족한 예산을 충당함으로써 재정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안과 함께 패키지 법안 국회 제출

구윤철(왼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다만 기금이 설립되면 중복 투자 논란이 불가피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금이 투자하는 4대 분야는 이미 각 부처가 일반회계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통상적인 사업으로는 제한적인 용도에 한정해 기금이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래 투자에 관한 개념도 불분명한데 청년, 지방이라는 이유로 세금 퍼주기가 이뤄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 쌈짓돈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획처가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기금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국회가 결정하는 허용 범위 내에서 기금의 일정 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금 융통성이 많으면 정치적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기금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국가재정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24일부터 28일까지 '미래대응기금 패키지 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한다. 이후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세종=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세종=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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