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한달 일하고 中서 따박따박 평생연금”…국민연금 ‘추납’ 도마

공혜린 기자 2026. 8. 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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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국민연금에 단 1개월 가입한 외국인이 과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이용해 가입기간 10년을 채운 뒤 매달 노령연금을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추납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한 납부예외 기간이나 결혼·출산 등으로 가입 대상에서 빠졌던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반면, 일정 조건에서는 과거 무소득 배우자 등에 해당했던 기간을 추납할 수 있어 두 제도의 추지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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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가입 뒤 ‘추납’으로 10년 수급요건 채워
외국인도 과거 국내 체류기간 인정되면 최대 119개월 추납 가능
공단 현장서 “제도 취지 어긋나” 지적…자격 검증·해외 수급자 관리도 과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국내에서 국민연금에 단 1개월 가입한 외국인이 과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이용해 가입기간 10년을 채운 뒤 매달 노령연금을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추납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한 납부예외 기간이나 결혼·출산 등으로 가입 대상에서 빠졌던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1999년 도입됐으며 2016년 11월부터 무소득 배우자와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적용제외 기간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추납할 수 있도록 대상이 확대됐다. 추납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19개월이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매달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최소 가입기간인 120개월(10년)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가입기간이 짧더라도 추납 대상 기간이 충분하다면 보험료를 추가로 내 10년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외국인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추납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과거 추납 대상이 되는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는 등 요건을 갖췄다면 10년 미만 범위에서 보험료를 추가로 낼 수 있다.

최근에는 거주(F-2),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 등의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을 중심으로 추납을 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가입자들의 추납 신청과 이에 따른 노령연금 수급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게 현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 일선에서는 국내에서 짧은 기간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추납을 통해 연금 수급에 필요한 기간을 한꺼번에 채운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중국 국적 A씨는 방문취업(H-2) 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했지만 가입기간은 단 1개월에 불과했다.

60세가 된 A씨는 당초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지만 이후 추납을 활용했다. 과거 119개월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해 총 가입기간 120개월을 충족했고, 현재 매달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중국인 B씨는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1개월간 가입한 뒤 출국하면서 반환일시금을 받았다. 이후 다시 한국에 들어와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하고 임의 계속가입도 1개월 유지했다.

여기에 과거 돌려받았던 보험료를 반납하고 119개월분을 추납하면서 최종적으로 121개월의 가입기간을 확보했다. B씨 역시 이를 토대로 노령연금 수급권을 얻었다.

해외로 돌아간 뒤에도 연금을 받는 사례가 있다.

영주(F-5) 체류자격을 가진 중국인 C씨는 국민연금에 9개월 가입한 상태에서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과거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했다. 이후 가입기간을 채워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했고 현재 중국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추납을 활용해 단기간에 수급권을 확보하는 외국인이 나오면서 국민연금공단 내부와 일선 현장에서는 현행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추납은 애초 경제적 사정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거나 결혼·출산 등으로 가입 이력이 끊긴 사람의 노후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데, 국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극히 짧은 외국인이 이를 활용해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이 제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법 체계상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반면, 일정 조건에서는 과거 무소득 배우자 등에 해당했던 기간을 추납할 수 있어 두 제도의 추지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의 추납 자격을 정확하게 검증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적과 체류자격 등에 따라 확인해야 할 자료가 다른 데다 배우자의 과거 가입 이력이나 혼인관계 등을 국내 공적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가족관계·혼인 관련 서류의 형태가 달라 일선 창구에서 서류의 진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연금 수급자가 해외에 거주할 경우 사후 관리 문제도 있다. 해외에서 발생한 사망 사실 등을 신속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연금이 잘못 지급될 가능성이 있고, 이후 유족연금 등의 수급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국민연금에 대한 가입자 신뢰와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외국인의 추납 인정 범위와 연금 수급 요건, 해외 수급자 관리체계 등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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