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진주 관봉초등학교

knnews 2026. 8. 2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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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관봉초등학교는 1934년 개교 이후 약 90년의 시간을 이어온 학교이다. 오랜 세월 동안 증축과 개보수를 반복하며 학교라는 장소성을 지켜오며, 이제는 미래 교육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공간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점에 서 있다.

기존 학교는 인근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로서, 운동장보다 약 2m 높게 위치한 본관동으로 인해 접근이 불편했고, 부족한 교실과 불리한 자연 채광 환경, 별관동과 다목적강당과의 단절로 공간 활용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학교의 기억 위에 새로운 공간의 가치를 더해, 학생과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교육공간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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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높이 낮추니… 아이들 눈높이에 쏙 1934년 문 연 후 90여 년간 증축·개보수 운동장보다 2m 높은 ‘본관동’ 문턱 낮춰

진주 관봉초등학교는 1934년 개교 이후 약 90년의 시간을 이어온 학교이다. 오랜 세월 동안 증축과 개보수를 반복하며 학교라는 장소성을 지켜오며, 이제는 미래 교육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공간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점에 서 있다.

 기존 학교는 인근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로서, 운동장보다 약 2m 높게 위치한 본관동으로 인해 접근이 불편했고, 부족한 교실과 불리한 자연 채광 환경, 별관동과 다목적강당과의 단절로 공간 활용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획일적인 교실과 복도 중심의 구성은 다양한 수업과 놀이를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고, 교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외부 공간이 부족해 아이들의 활동 또한 제한적이었다.
관봉초등학교 전경./노경 사진작가/

 이번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마을 모두에게 더욱 친숙하고 열린 학교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새롭게 계획된 본관동은 동서로 길게 펼쳐진 형태 속에서 중앙 홀을 중심으로 교육공간과 지원공간을 자연스럽게 나누었다. 남측에는 학년별 교실을 배치하여 풍부한 햇살을 받아들였고, 북측에는 행정공간을 두어 교육과 운영이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하였다. 운동장과 본관동 사이의 약 2m 높이 차를 극복하여 누구나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고, 본관동과 별관동 사이의 단차 역시 실내 동선으로 연결하여 날씨와 관계없이 학교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자연과 배움이 이어지는 열린 학교= 학생들의 생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교실은 남향으로 배치하여 풍부한 자연채광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계획했다. 저층부 교실(1~3학년)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인 놀이데크와 직접 연결되어 교실에서 운동장으로 활동이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각 학년별 교실 사이에는 포켓쉼터를 마련하여 교실간 소음 간섭이 적고, 서로 다른 학년의 학생들이 만나 쉬고 놀며 소통할 수 있는 작은 광장 같은 공간을 조성했다.
2층 복도 및 포켓쉼터/노경/

본관동을 감싸는 다양한 규모의 외부공간은 각 교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학교생활의 무대를 실내에서 실외로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행정공간과 맞닿은 정원은 교직원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재충전의 장소를 제공하며, 본관동과 별관동을 연결하는 필로티는 비 오는 날에도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실외 놀이공간으로 활용된다.

북측 계단실은 단순한 수직 동선이 아닌 자연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풍부한 자연채광과 주변 풍경을 담아내어 학생들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상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또한 복도는 답답하고 폐쇄적인 통로가 아닌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여 실내에서도 자연과 끊임없이 바라본다. 크고 작은 개구부를 통해 다양한 풍경이 학교 안으로 스며들고, 공간마다 서로 다른 자연의 표정을 마주하게 된다.
본관동과 별관동을 이어주는 연결복도.

실내 복도는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또 하나의 무대가 된다. 친구들과 마주쳐 이야기를 나누고, 잠시 머물러 쉬며, 다양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생활공간으로 계획했다.
관봉초등학교 하늘마당.

2층에 마련된 하늘마당은 학교생활의 또 다른 중심 공간이다. 넓은 데크 위에서 학생들은 햇살과 하늘을 가까이 느끼며 함께 쉬고, 뛰놀고,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는 야외수업이 이루어지고, 때로는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쌓이는 장소가 되어 배움과 놀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열린 교육공간으로 기능한다.

우리는 학생 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아이들이 동일하게 양질의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마을인 관봉리에서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성장하고, 마음껏 뛰놀며, 친구들과 배우고 소통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

관봉초등학교는 다양한 풍경과 경험을 품은 학교이다. 실내와 실외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배움과 놀이, 쉼과 소통이 일상 속에서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진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학교의 기억 위에 새로운 공간의 가치를 더해, 학생과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교육공간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관봉초등학교/노경/

◇설계와 현장이 함께 만든 학교= 해당 건축물은 교육연구시설로서,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이후 학교와 교육청 등 여러 관계자와의 수많은 협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공모 당선 당시, 주변 마을의 스케일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하여 ‘집’의 이미지를 담은 학교를 계획하였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가 마을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였다. 그러나 부족한 예산과 지속적인 건축비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여러 차례 설계변경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당초 계획했던 모습은 조금씩 변화하게 되었다. 박공지붕이 사라지고, 2개 층에 걸쳐 계획했던 도서실이 축소되는 등 초기 설계의 많은 부분을 조정해야만 했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은 계속되었다. 설계의도 구현을 위해 많게는 매일매일 공사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변화된 조건 속에서도 당초 설계가 의도했던 공간의 가치가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였다. 특히 초기 계획보다 단순해진 공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색채와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간에 다양한 분위기와 경험을 더하고자 노력하였다.

그 과정에서 현장소장님과의 지속적인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쉽지 않은 공사 여건 속에서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주어진 조건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였다.

비록 처음 공모에서 그렸던 모습만큼 화려하거나 극적인 학교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곳에서 아이들이 계절의 변화와 같은 일상의 풍경을 마주하고, 공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완성된 건축이 단순히 머무르고 배우는 장소를 넘어, 아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풍경과 경험을 만들어 주는 학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건축개요

위치 : 경상남도 진주시 정촌면 관봉리 1150

용도 : 교육연구시설(초등학교)

규모 : 지상 2층

대지면적 : 1만429㎡

건축면적 : 2187.48㎡ (본관동 증축 : 920.80㎡)

연 면 적 : 3288.20㎡ (본관동 증축 : 1593.84㎡)

외부마감 : 치장벽돌, 로이복층유리

설계 : 라이트앤솔트 건축사사무소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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