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안해도 돼” 이색 반려동물 관리체계 허술
12월부터 양도·보관 신고 의무
개체 이동경로 확인 체계 필요
도마뱀과 뱀 등 이색 반려동물의 유기·탈출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울산에서도 야생동물 관리체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고 대상임에도 일부 파충류 판매업소에서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안내가 이뤄지는 등 제도와 현장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가정에서 반려 목적으로 키우던 것으로 추정되는 파충류가 도심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 8월 초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산책로에서는 몸길이 1m가량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인 물왕도마뱀이 발견됐다. 앞서 7월 경기 여주시 창동 소양천에서는 몸길이 50㎝가량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1급인 샴악어가 포획됐다. 두 개체 모두 가정에서 사육되다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색 반려동물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색 반려동물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손쉽게 거래되고 있다. 실제 울산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도마뱀 등 파충류의 분양·나눔을 알리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관리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도마뱀이나 도롱뇽, 살모사, 고슴도치 등 이색 애완동물 신고제에 대한 내용을 담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유통과 사육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과 안전 문제 등을 막기 위한 것으로, 지정관리 야생동물은 양도·양수하거나 보관할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며 폐사했을 때도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은 모습이다. 일부 파충류 판매업소에서는 구매자에게 "집에서 조용히 키우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안내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게다가 보관 신고 이후 사육 과정에서 새끼가 태어났을 때 해당 새끼까지 별도로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사육 개체 수와 행정기관이 파악하는 개체 수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 역시 개인이 어떤 야생동물을 보유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된 뒤 확인하는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울산의 경우 산지와 하천, 태화강국가정원 등이 도심 생활권과 맞닿아 있어 외래종이 유기되거나 탈출할 경우 생태계로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신고 의무를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래부터 사육, 번식, 양도·양수, 폐사까지 개체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신고하지 않는 사육자를 행정기관이 일일이 찾아내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판매 단계에서부터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사육 개체와 신고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