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안 베고 살리는 ‘재선충 백신’도 연구
“감염된 나무까지 치료 가능"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린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살리는 이른바 ‘재선충 치료용 백신’도 연구되고 있다.재선충을 죽이는 천적 곰팡이를 나무에 주입하는 생물학적 방제 방식이다.
20일 국립공원공단 산하 국립공원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경남 거제 화도의 재선충 피해 소나무림에서 진행한 천적 곰팡이 ‘에스테야 베르미콜라’를 이용한 백신 실험에서 감염목 일부가 생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이 곰팡이는 소나무 내부에서 재선충에 달라붙어 몸속으로 침투한 뒤 재선충을 죽이는 천적 역할을 한다”며 “감염목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백신을 고도화하는 단계”라고 했다. 연구진은 재선충이 집단 발생한 지역에서 천적 곰팡이를 주사로 투입한 소나무와 그렇지 않은 소나무를 비교했다. 해당 실험에선 백신 주사를 맞은 소나무 가운데 약 78%에서 회복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비슷한 효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2018년 충남대 성창근 교수 연구팀이 경남 진주 월아산 소나무에 천적 곰팡이를 주입한 뒤 재선충을 감염시키고 이후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소나무는 첫해 모두 고사한 반면, 천적 곰팡이를 주입한 소나무는 접종 시기에 따라 최대 50%가 6년 뒤까지 살아남았다.
지금까지 소나무 재선충병을 막는 방법으론 재선충을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약제를 나무줄기(수간)에 주입하는 ‘예방주사’가 유일했다. 한 번 접종하면 3년 정도 예방이 되지만, 반복 시술하면 나무가 손상되고 약효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치료용 백신’은 한 번 천적 곰팡이를 주입하면 나무 안에서 계속 생존하면서 재선충을 막고, 감염된 나무를 베어낼 필요 없이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거제 백신 실험에 참여했던 윤상갑 부산산림기술사무소 산림기술사는 “재선충을 완전히 없애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감염된 나무를 살리고 전체적인 병해충의 밀도와 피해 강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방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PL 사무국 “맨시티, 허위 계약으로 1조6000억 규모 장부 조작” 공식 발표...리그 퇴출 등 초강도
- 국민연금, 국내 증시 약세에 수익률 한달만에 27%에서 15%로 ‘뚝’
- 김여정 ‘DMZ 北 지뢰’ 발표에 “서울의 자작광대극”
- “냉장고 속 기체 냉매, 고체로 바꾼다”…150년 냉각 틀 깬 하버드 콤비
- 생산·소비·투자 석달 만에 트리플 감소... 車생산 6년 반 만에 최대폭 줄어
- “AI야, 왜 대답 안 해”… 빅테크 행사 단골 된 ‘라이브 데모 실패’
- 2026 가을 럭셔리 룩의 하이라이트가 되어줄 워치 & 주얼리
- 올 상반기 사기이용계좌 6만개 육박…작년 전체의 72%
- 8월 기업 주식·회사채 조달 38% 감소…금융채 7조원 급감
- 美 30년물 국채 금리 24년 만에 최고…뉴욕 증시 이틀째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