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여성과 연락”… 경찰 거짓말에 날아간 골든타임

제주/오재용 기자 2026. 8. 2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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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인사이드]
3개월 넘게 행방 묘연
사건 허위 종결 수사중
지난 5월 제주도에서 실종된 장미란시를 찾는 전단. /장미란씨 가족.

제주에서 30대 여성이 3개월 넘게 가족과 연락이 끊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실종 신고를 처음 접수한 경찰관은 이 여성과 연락이 닿는 것처럼 꾸며 사건을 종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2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30분쯤 장미란(37)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장씨와 동거하는 남자 친구가 경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통신 조회를 해 장씨의 마지막 위치가 제주시 한림항 인근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한림파출소 경찰관들이 출동해 현장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112 실종 신고를 처음 접수한 제주서부서 실종수사팀 A 경장은 신고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쯤 “실종자(장씨)와 연락이 됐다”는 취지로 112 처리 시스템에 입력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따라 한림항을 중심으로 장씨를 찾던 한림파출소 경찰관들도 철수했다.

그런데 장씨의 행방은 지금까지도 묘연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장씨 친척이 지난달 19일 경찰에 다시 실종 신고를 했다. 이에 제주경찰청이 장씨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결과 장씨와 연락이 됐다던 A 경장의 휴대전화나 경찰서 사무실 전화로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경장이 사건을 종결하면서 이를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장씨와 통화하지 않고도 왜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로 사건을 종결했는지 수사 중이다.

A 경장은 “(5월 15일) 연락이 닿은 장씨가 자기 행방을 남자 친구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경장의 이 주장도 거짓일 가능성을 의심한다. A 경장은 사건을 종결하기 전 상사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경찰은 A 경장이 상사에 보고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쯤 집을 나섰고 그의 휴대전화는 사흘 후인 5월 16일쯤 꺼졌다. 남자 친구가 경찰에 실종 신고한 5월 15일에는 장씨의 휴대전화가 켜져 있었던 것이다. 장씨가 실종된 후 지금까지 장씨가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를 사용한 기록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뒤늦게 해경과 함께 헬기와 드론, 잠수부 등을 동원해 한림항 주변을 집중 수색 중이다. 다만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2개월 이상 지나 장씨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방범 카메라(CCTV) 영상 등도 모두 삭제됐다. 실종 당시 장씨는 긴 생머리에 키 158㎝(추정) 정도의 마른 체형이었다고 한다. 운동복에 슬리퍼를 신고 금 팔찌를 하고 집을 나섰다고 경찰은 전했다.

장씨는 10년 전 제주도로 이사한 뒤 남자 친구와 함께 제주시 한림읍에 살았다고 한다.

장씨 가족들은 “경찰이 사건을 자체 종결하는 바람에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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