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남매 엄마 겁났지만… 힘든 건 곱하기 2, 행복은 곱하기 10”

대구/안준용 기자 2026. 8. 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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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아이들이 바꾼 우리] 채희진·최건호 부부
지난 6일 대구 동구 봉무동 채희진·최건호씨 부부의 집 거실에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빠 최씨, 첫째 담희, 둘째 도하, 엄마 채씨, 삼둥이 중 첫째 이도와 둘째 이현, 삼둥이 중 막내 이준. /대구=김동환 기자

“아이 하나일 때보다 다섯인 지금이 마음도 더 편안하고 육아도 할 만한 것 같아요.”

지난 6일 대구 동구 봉무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채희진(34)씨는 “2022년 첫째 딸 담희(4)를 낳은 직후엔 육아가 지금보다 더 힘들고 외로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육아 노하우도 쌓였고, 마음을 의지할 가족이 늘어나 심리적 안정감도 커졌다는 것이다.

본인도 세 자매 중 둘째인 채씨는 아이들을 좋아해 최소 둘은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2년 뒤인 2024년 아들 도하(2)를 낳았다. 이어 작년 6월 계획에 없던 세 쌍둥이까지 임신했다. 남편 최건호(36)씨는 “처음 임신 소식을 듣고는 너무 놀라 ‘멘붕(멘털 붕괴)’이 왔고, 쌍둥이 같다는 얘기엔 ‘어떻게 키우나’ 겁이 났다”면서 “그런데 또 얼마 뒤 세 쌍둥이란 소식을 들을 땐 수화기 너머 아내도, 나도 다 내려놨는지 서로 막 웃었다”고 했다. 엄마 아빠에 1녀 4남, ‘무지개 가족’의 탄생이었다.

채씨는 “주변에서 많이 걱정했는데, 우리는 어떻게든 키워내겠지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면서 “아이가 다섯이라 ‘곱하기 5’만큼 힘들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힘든 건 ‘곱하기 2’ 정도 같고, 다섯 아이에게서 얻는 행복감과 든든함은 ‘곱하기 10’ 이상”이라고 했다. 그는 “남편과도 함께 육아하며 ‘전우애’가 생겨 더 돈독해졌고, 가족·친지·이웃들의 응원까지 한껏 받고 있다”고 했다.

자연 임신으로 세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8000~1만분의 1 수준이다. 채씨도 임신 기간 배가 하루가 다르게 불러왔고, 엉덩이·골반·등 통증도 심했다. 자궁 수축 때문에 조산 방지 주사도 맞아야 했다. 그래도 다행히 계명대 동산병원 배진곤 교수 등 의료진의 보살핌 덕에 세 아이는 잘 자라줬고, 지난 1월 13일 평균 체중 2.3㎏에 자가 호흡이 가능한 상태로 태어났다.

이날 거실에는 다섯 아이가 뒤엉켜 함께 놀고 있었다. 세쌍둥이 형제 이도(이란성)와 이현·이준(일란성)이 엉금엉금 기어가자 누나 담희가 “까꿍, 이리 와”하며 끌어안았다. 세쌍둥이는 아직 서로의 존재가 신기한지 한참 쳐다보며 ‘탐색’을 한다고 한다. 냉장고에 붙은 화이트보드엔 오늘 하루 수유량과 배변 횟수, 몸무게(7.93kg·9.65kg·9.39kg)가 쓰여 있었다.

가족의 하루는 세쌍둥이가 잠에서 깨는 아침 7시부터 잠드는 저녁 8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채씨는 “그래도 이렇게 북적이니 사람 사는 집 같고 하루가 금방 간다”며 웃어 보였다. 배터리 진단 IT업체인 배터와이에 재직 중인 남편 최씨는 올 1월부터 육아휴직을 냈다. 근처에 사는 채씨의 어머니와 돌봄 선생님까지 총출동해 육아를 돕는다. 남편 최씨는 “회사의 배려 덕에 재택근무도 했는데 감당이 안 돼 결국 육아휴직을 했다”며 “주변 배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5남매 육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세쌍둥이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동네 유명 인사였다. 지난해 만삭으로 첫째 담희의 어린이집 운동회에 나간 채씨는 ‘네 개의 심장상’이라는 특별상도 받았다. 아이들을 다 데리고 동네 산책을 나가거나,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면 이웃들이 ‘다 한집이냐’ ‘귀엽다’ ‘애국자다’ 하며 먼저 인사를 건넨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 “경제적 부담”이라고 했다. 채씨는 “기저귀는 하루에 20장 넘게 쓰고, 먹거리도 금방 떨어진다”며 “아이들이 태어나고 7인승 차량으로 바꿨는데, 집도 신생아 특별공급 주택은 84㎡형이 최대라 아이들이 크면 이사도 가야 한다”고 했다.

남편 최씨가 내년에 복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만 0세 아동은 월 100만원, 만 1세는 월 50만원의 부모급여가 지급된다. 세쌍둥이가 만 1세가 되는 내년부터는 월 150만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채씨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조금만 더 지원해주면 용기 내 아이 하나 더 낳을 집이 많은데, 이런 상황을 좀 알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채씨 가족은 매일 잠들기 전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침대에 최씨가 엎드리면 그 위에 채씨, 첫째 담희, 둘째 도하까지 차례로 엎드려 ‘햄버거’를 만들며 노는 ‘햄버거 시간’이다. 지금은 4층 햄버거지만, 이제 곧 7층까지 높아진다.

채씨는 “육아가 안 힘들다면 거짓말인데, 누군가 ‘아이들 낳기 전으로 돌아갈래’ 물어보면 바로 ‘아니요’라고 답하겠다”며 “아이가 하나인데 둘째를 고민하는 분들에겐 ‘두 배로 힘들지도 않고, 아이도 부모도 외로움 대신 행복이 배가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betterfuture@korea.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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