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 사이트 만들면 처벌…광고게재 막아 ‘돈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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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법촬영물 사이트를 만들기만 해도 처벌하고, 운영자의 수익 차단을 위해 광고 게재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 정부는 피해 성착취물 삭제 지원, 불법사이트 접속 차단을 중심으로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해왔지만, 차단을 우회하거나 계속해서 생겨나는 유사 사이트를 막을 순 없었다.
정부가 분석한 불법사이트 운영 실태를 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8년 동안 불법촬영물 중복 제거 및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한 3만4628곳 가운데 약 20%에 이르는 6683곳이 국내에서 여전히 접속 가능했다.
정부는 불법성착취물 유통 사이트를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수익 차단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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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범죄 반복 구조 끊겠다”

정부가 불법촬영물 사이트를 만들기만 해도 처벌하고, 운영자의 수익 차단을 위해 광고 게재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불법촬영물을 삭제해도 재유포가 반복되면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고 이들 피해가 10~20대에 집중되자 정부가 이를 끊어내기 위해 칼을 뽑아든 것이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으로 구성된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협의체’(협의체)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는 피해 성착취물 삭제 지원, 불법사이트 접속 차단을 중심으로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해왔지만, 차단을 우회하거나 계속해서 생겨나는 유사 사이트를 막을 순 없었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2019년 2087명에서 지난해 1만637명으로 6년 사이 5배 넘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피해자 가운데 신규 피해자는 54.9%, 지속 피해자는 45.1%에 달해 반복 피해가 많았다.

정부가 분석한 불법사이트 운영 실태를 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8년 동안 불법촬영물 중복 제거 및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한 3만4628곳 가운데 약 20%에 이르는 6683곳이 국내에서 여전히 접속 가능했다.
이 가운데 1316곳에는 한국 관련 성착취물만 모아놓은 메뉴가 있었고 여기에 게시된 한국인 관련 성착취 영상은 215만개로 나타났다. 한국인 관련 불법성착취물 영상 조회수는 최대 250만회에 이르렀다. 한 사이트에서는 한국인 성착취물이 10분 간격으로 새로 올라왔다. 이 사이트들은 모두 국내에서 접속차단 됐지만, 가상사설망(VPN)을 쓰면 우회 접속이 되거나 국내 상용망으로도 들어갈 수 있었다.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임시 저장 공간을 빌려주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서비스를 이용해 실질적으로 차단이 안 됐거나, 새로운 암호화 통신 기술(QUIC, ECH 등)을 사용해 국내 접속차단을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트의 주요 수익원은 대부분 불법 광고였다. 국내 망으로 접속되는 사이트 가운데 1674곳에는 도박 광고, 성매매 광고 등 불법 배너 광고 4만686개가 게재돼 또 다른 불법으로 유인되는 통로로 작용하고 있었다. 불법사이트에는 평균 34.7개의 배너 광고가 올라 있었다. 배너 광고 1개당 단가는 50만~300만원으로 사이트마다 최소 연 2억원, 최대 연 12억원의 이익을 얻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불법성착취물 유통 사이트를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수익 차단을 택했다. 주 수익원인 광고 수익 차단을 위해 불법촬영물 등 유통 사이트에 광고 게재를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제재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특정금융정보법 상 ‘강화된 고객확인제도’를 활용해 불법사이트 운영에 이용된 계좌를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강화된 고객확인제도는 자금세탁행위 등이 의심되는 계좌의 경우 금융기관에 자금출처를 소명할 때까지 거래가 정지되는 제도다. 조성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경정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상자금임이 입증되면 거래정지가 해제되지만, 앞으로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 운영 계좌라는 증거를 가지고 거래 정지를 요청할 것이기에 바로 거래정지가 풀릴 개연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운영자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이트에만 수익 차단 제재를 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실제로 서버 위치가 확인되는 불법성착취물 유통 사이트 1만6346곳 가운데 99.3%에 해당하는 1만6240곳이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 국외에 서버를 두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인 피해 신고가 접수된 국외 서버 사이트를 규제할 수 있도록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협력하는 등 국외 서버 사업자에 대한 제재도 강화한다.
아예 불법성착취물 유통 사이트 운영 자체를 불법화하는 대책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현재는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없어 운영자는 불법성착취물 제작·유통 방조범으로 처벌받아왔다. 이때문에 방조범으로 분류되어 형량이 감경되기도 하고, 방조범 입증이 어려워 아예 처벌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정부는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를 독립 범죄화하는 입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특별수사팀도 신설한다. 경찰청은 4개팀 20명 규모의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신설하고,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서버 위치를 알 수 없는 불법사이트를 해킹해 데이터를 삭제하는 ‘능동적 방어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불법성착취물이 올라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탐지 시 삭제뿐 아니라 신고할 의무도 부과한다. 정부는 신고 의무 부과 및 이를 처리할 신고창구 설치·운영을 위해 현재 발의돼 있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 통과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책과 관련해 “게시물 삭제에 그치지 않고 범죄가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끊어내겠다”며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를 근본적으로 무력화하고 유통과 확산 전 과정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본격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 거라고 평가하면서도,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조경숙 도토리랩스 대표는 “불법사이트들이 ‘도메인셔틀링’을 통해 새로운 주소를 만들면 보통 텔레그램을 통해 구독자들에게 공지한다. 아예 불법사이트 주소들을 모아놓은 채널도 있다. 이런 텔레그램 채널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불법사이트의 수익구조 분석과 이에 따른 대책이 이제라도 나와서 다행”이라며 “불법사이트 개설죄를 입법할 때, 단순히 ‘개설하는 행위’가 아닌 ‘(성착취물) 확산을 촉진하는 행위’ 등으로 넓게 규정해 사이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성착취물 시장을 만든 이들이 포괄돼야 한다”고 짚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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