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산업 넘어 건강관리 돕는 정책 수립을”
인공지능 발달로 활동량 줄면 비만·만성질환·고독 등 심화 우려
운동은 삶 유지 필수활동…국가가 예방 중심 생활체육 추진해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사람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아야 한다. 국민이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느냐가 AI 시대 가장 중요한 국가 정책이다.”
유상임 고려대학교 KU-KIST융합대학원 석좌교수가 최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AI가 바꾸는 미래 사회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과제로 ‘국민 건강’을 제시하면서 한 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유 교수는 반도체와 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국가 정책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에는 건강 정책 자체가 국가 경쟁력이 된다”며 신체활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AI 발전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 노동시간 감소를 꼽았다. 그는 “AI는 인간의 노동을 계속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지금보다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은 이를 풍요로운 미래라고 생각하지만,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교수는 “몸을 움직이는 시간은 줄고 혼자 있는 시간은 길어질 것”이라며 “비만과 만성질환뿐 아니라 우울과 고독, 사회적 단절도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시대일수록 운동의 의미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고 짚었다. 유 교수는 “과거에는 노동이 몸을 어떻게든 움직이게 했지만 AI 시대에는 운동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며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삶을 유지하는 필수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운동을 신체 건강만을 위한 활동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운동은 정신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 심리적 안정,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활동은 운동이 거의 유일하다”고 했다. 유 교수는 “신체·정신·심리·관계적 건강은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과 행복의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AI를 산업 경쟁력만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운동을 돕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AI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국가가 결국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 교수는 특히 예방 중심 건강관리가 AI 시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는 호흡과 심박, 혈류, 수면, 운동량 같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맞춤형 운동과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건강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AI는 인간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더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돕는 기술이어야 한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이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만나며,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 체육은 단순한 여가 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전략”이라며 “생활체육과 국민 건강 프로젝트를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마지막으로 “국민이 운동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AI 시대 복지이자 행복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의료비를 줄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투자”라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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