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는 시작됐는데 병원은 언제…경기 개발지구 ‘의료 엇박자’
평택 브레인시티 올해 입주 시작
아주대병원 건립 시기 계속 지연
정상화 요구 청원에 1만명 동의
동탄2 병원 유치도 10년째 난항
청원인 “지자체 책임 관리해야”

평택 브레인시티 내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건립 정상화를 요구하는 경기도 청원이 1만명 동의를 얻으면서 대규모 개발지역의 의료 인프라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파트 입주는 시작되거나 눈앞에 다가왔지만 핵심 정주 인프라인 대형병원 건립은 수년씩 뒤처지는 사례가 경기지역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20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경기도 청원에 올라온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정상화를 위해 경기도의 개입과 대책 마련을 요청합니다' 청원은 이날 참여인원 1만명을 넘겼다. 청원 성립에 따라 추미애 지사는 한 달 안에 직접 답변해야 한다.
평택 브레인시티에는 500병상 이상 규모의 아주대 평택병원이 핵심 의료시설로 추진돼 왔다. 브레인시티는 일반산업단지이지만 산업·연구시설과 대규모 공동주택, 의료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개발지역이다.
평택시와 아주대의료원은 2018년부터 병원 건립을 추진했지만 개원 목표는 당초 2027년에서 2030년, 다시 2031년으로 미뤄졌다. 최근에는 병원 건립비 조달에 참여한 핵심 민간사업자가 사업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 추진에도 변수가 생겼다.
반면 브레인시티 공동주택은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청원인은 평택과 인접 안성 등 경기 남부 주민들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수원이나 천안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경기도가 사업 정상화를 위한 중재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신도시나 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지역에서 아파트 입주와 대형병원 개원 시점이 맞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화성 동탄2신도시도 비슷하다. 동탄2는 2015년부터 주민 입주가 시작됐지만 신도시 내 대형 종합병원 유치는 10년 넘게 난항을 겪었다.
종합병원 용지가 마련돼 있었지만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의료시설용지와 주상복합용지를 함께 공급하는 '패키지형 개발사업'을 도입했다. 공모도 재공모를 거쳐 지난해 11월 고려대학교 의료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1월에서야 LH와 고려대 의료원 컨소시엄이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가칭 '고려대 동탄병원'은 700병상 이상 규모로 추진된다. 앞으로 보건복지부 승인과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토지매매계약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개원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과천에서도 대규모 개발과 연계한 500병상 규모의 아주대병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공동주택 공급과 인구 유입에 맞춰 병원 개원까지 차질 없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대형병원은 개발계획에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개원까지 건립비 마련과 사업자 선정, 병상수급계획, 각종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사업자가 이탈하면 건립 일정이 장기간 미뤄질 수 있다.
문제는 병원 건립이 지연되는 사이 주택 공급과 주민 입주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대규모 개발지역의 입주 시점에 맞춰 의료 인프라도 함께 갖춰질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주대 평택병원 건립 지연 문제를 호소한 청원인은 "주민들은 대학병원 등 정주 인프라가 들어온다는 계획을 믿고 입주하는데 정작 병원 건립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개발계획에 병원 부지만 확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개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자체가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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