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3일 만에 참변… 지자체 ‘구멍난’ 계절노동자 관리
여주 폭염 외국인 사망 사고 조사
배정外 품앗이·입국 즉시 투입 등
시민사회단체, 진상규명·개선 촉구

지난 7일 여주에서 한 계절노동자가 폭염중대경보임에도 단호박밭에서 일하던 중 사라져 다음날 사망한 채 발견된 가운데(8월11일자 7면 보도) 이 사고로 지자체의 계절노동자 관리 체계가 부실했던 측면이 드러나고 있다.
20일 여주시 등에 따르면 사망한 라오스 국적 계절노동자 A씨가 실종됐던 당시 같이 일하고 있었던 태국 국적 노동자는 계절노동자로 배정된 인력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해당 농장에서 일하게 된 이주노동자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보니 지자체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농가에서는 서로 일손이 몰릴 때 인력을 품앗이해주는 관행도 있어 B농장에 배정된 계절노동자가 하루는 C농장에서 일하고 다른 날은 D농장에서 일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또한 A씨가 입국한 지 3일째 되던 날에 이러한 참변을 겪었다는 사실도 드러나 계절노동자가 입국 후 일터에 투입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지난 5일 오전 입국한 A씨는 그날 오후 바로 농가로 이동했으며 다음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 2시께 “더위로 힘들다”고 호소한 뒤 사라진 것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기도지역본부와 여주노동권익센터·경기이주평등연대 등은 여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A씨에게는 입국 후 최소한의 적응 기간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곧바로 노동에 투입됐다. 계절노동자가 입국 후 기후나 노동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여주시는 실제 계절노동자 인력의 모집·선발·송출 등 상당 부분을 라오스의 민간 업체를 통해 진행한다. 불법적인 인력 운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여주시 관계자는 “인력사무소를 통해 고용한 인력의 체류신분 등을 최대한 확인하고 있으며, (인력을 주고받는 관행에 대해서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재발방지를 위한 매뉴얼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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