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쏜 SK하이닉스…증권가, 추가 주주환원 기대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면서 향후 추가 주주환원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CF) 대비 주주환원 기준도 기존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인 만큼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확대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40조43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2407만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3.3%에 해당한다. 자기주식 취득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이내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에서 '50% 이상'으로 기준을 상향했다. 향후 실제 주주환원 규모가 기존 계획을 웃돌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가 주주환원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현금 창출력이 크게 늘어난 만큼 적극적인 자본배분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025년~2027년 누적 FCF의 50%를 220조원으로 추정한다"며 "2025년 이후 환원된 54조9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시총의 15% 이상이 주주환원에 사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주주환원의 규모와 기간은 이익의 지속성을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대한 경영진의 대답"이라고 했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약 3.8%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이번 매입 기간 중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은 62일로, 40조원을 단순 환산하면 하루 평균 약 6450억원 규모의 매수 수요가 발생한다. 약 3개월간 대규모 매수가 이어지는 만큼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20조~30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예상했는데 이를 웃도는 규모가 발표됐다"며 "추가 환원 정책도 공유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규모를 상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향후 주주환원 규모는 200조원을 웃돈다. 삼성증권은 2025~2027년 누적 주주환원 규모를 220조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245조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향후 FCF를 250조~300조원 수준으로, NH투자증권은 내년 FCF를 254조원으로 추산했다.
해외 증권가에서도 추가 주주환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의 제이 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가 2027년까지 최소 180조원, 약 13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을 실시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오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공개될 추가 주주환원 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SK하이닉스는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내용을 안내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2.73% 오른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7.53% 상승으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확대하며 장중 한때 172만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