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사람 조종 없이 ‘빛의 속도로’…휴머노이드 대회 전 불꽃 훈련
500여대서 2056대로 1년 새 4배… 로봇 기술 경연의 장

휴머노이드 로봇이 400m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달리고 난 뒤 본체를 점검받는 모습이 사람 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세계휴머노이드로봇대회를 앞두고 중국 베이징에서 포착된 장면이다.

훈련장에서는 사람과 로봇이 뒤섞여 있다. 머리 위에서 내려온 안전줄에 몸을 맡긴 로봇 두 대가 나란히 서 있고, 인조잔디에서는 작은 로봇들이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였다. 훈련 전후로 컴퓨터에 연결해 상태를 점검했다.

올해로 두 번째인 세계휴머노이드로봇대회는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다. 주최 측에 따르면 16개국 666개 팀이 로봇 2056대를 출전시킨다. 지난해 첫 대회의 280개 팀, 500여 대에서 참가 규모가 크게 늘었다. 종목도 지난해 26개에서 올해 51개로 확대됐다. 육상과 축구, 춤 등 30개 경쟁 종목과 가사 서비스, 산업 작업, 소방·구조, 호텔 서비스 등 실제 생활과 산업 현장을 가정한 21개 시나리오 종목을 치른다.

경기의 허들도 높아졌다. 올해 400m와 1500m, 4×100m 계주는 원격조종 없이 로봇이 스스로 달리는 ‘완전 자율’ 종목으로 바뀌었다. 로봇이 직접 트랙을 인식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충돌에도 대응해야 한다. 새로 추가된 탁구는 움직이는 공을 파악해 판단하고 라켓을 휘두르는 손과 눈의 협응 능력을 시험한다. 경기장에서 로봇이 걷고 뛰고 공을 쫓는 과정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이동과 판단, 정밀 작업 기술을 시험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중국 로봇 업체 유니트리는 19일 상하이 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STAR Market)에 상장했다.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460% 오른 845위안에 거래를 마쳤고 기업가치는 약 500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휴머노이드로봇대회의 풍경은 축제에 가깝다. 1년 사이 참가 로봇은 500여 대에서 2000대를 넘어섰고,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종목도 늘었다. 달리기와 축구에서 가사와 소방 및 구조까지 로봇의 무대는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사람의 도움을 받는 로봇들이 앞으로 인간의 일상을 어디까지 바꿔놓을지, 그 미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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