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나흘 만에 물 빼냈지만 자차보험 안 든 사람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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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침수된 통영시 미수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을 빼내는 작업을 벌인 지 나흘 만에 바닥이 드러났다.
오전 4시 50분께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주차장이 잠긴다는 방송을 듣고 주민들은 달려갔지만 물이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한 보험사 담당자는 "20대 정도 접수가 됐다. 지게차로 들어내면 견인차로 옮길 계획"이라며 "요즘 차량은 전자장비가 많아서 물에 잠기면 폐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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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대 차량 이동 작업 앞둬
물에 잠겨 폐차할 수밖에
자차보험 없으면 보상 안 돼
차로 먹고살면 생계도 어려워

폭우로 침수된 통영시 미수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을 빼내는 작업을 벌인 지 나흘 만에 바닥이 드러났다. 1만 6000t 물에 101대 차량이 수장됐다가 드러난 현장은 처참했다.
20일 오전 9시 유치원 등원 시간이라서 나온 주민들은 형태가 돌아온 지하주차장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소방대원들은 철수하기 전 차량에 사람이 있는지 세 차례 수색 작업을 벌였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경사로 입구에 멈춰 선 흰색 SUV 뒤로 차량이 줄줄이 선 모습은 지난 17일 새벽 폭우 속 급박했던 상황 그대로다. 이날 통영에는 역대 최고로 기록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주민들은 그날 새벽 비가 아니라 양수기로 퍼붓는 물줄기였다고 했다.
자체 배수시설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고, 주변 산에서 쏟아져 내려온 빗물은 흘러넘쳐 환기구로 들이닥쳤다. 오전 4시 50분께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주차장이 잠긴다는 방송을 듣고 주민들은 달려갔지만 물이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발목에서 금방 허리까지 물이 찼다.

이기익(72) 씨는 그때를 떠올리며 두려웠다고 밝혔다. 차 안에 앉은 채 줄을 서 있었는데 물이 차오르면서 수압에 차 문은 열리지 않았고 겨우 열어둔 차창으로 빠져나왔다. 이 씨는 "갑자기 물이 차오르면서 대기하던 차에서 모두 내려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50세쯤으로 보이는 키 큰 주민이 사람들을 구조하고 자신은 끝에 수영해서 나왔다.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하주차장 바닥에 펄은 많지 않았지만 흰색 차량은 지붕까지 흙투성이를 뒤집어 쓴 모습이 도드라져 보였다. 물을 모두 뺐으니 차량을 밖으로 옮기는 작업이 남았다. 입주민 간 협의를 마무리하면 21일 오전부터 차량 이동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입구부터 차량으로 막혀 있어 시가 지원하는 지게차가 차량을 들어내야 하는데, 관리사무소는 차주들에게 차량 확인과 귀중품 정리를 하게 하고 이동 동의서를 받고 있다. 밖으로 나온 차는 보험사별로 처리 절차를 밟는다.

폐차하면 새로 차를 마련해야 하는데 보상이 문제다. 자동차보험에서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 가입이 돼 있어야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사 담당자는 지하주차장에 보험사 소속과 '자차 없음'이라고 적은 종이를 한 차량 앞 유리에 끼워놓았다.
이 담당자는 "자차가 안 돼 있으면 보상받을 길이 없다. 이번에 통영시내에서도 우리 보험사에 가입한 180대 정도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며 "영업용 차량은 갑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최윤희(더불어민주당·비례) 시의원도 "차를 폐차할 수밖에 없는데 자차보험을 들지 않고 영업하던 주민들이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지하주차장에 전기시설도 침수되면서 엘리베이터 공용 전기가 모두 끊겨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멈췄으니 10층 이상 고층에 사는 주민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권맹숙(68) 씨는 "우리 집은 4층이라 낫지만 위쪽에 사는 노인들은 다닐 수가 없다"면서 "택배나 슈퍼마켓에 배달을 시켜도 1층 앞에 두고 간다"고 말했다.

/표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