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개설해도 처벌”…수사기관이 원본 직접 삭제

정유나 기자 2026. 8. 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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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를 개설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고 수사기관이 서버에 직접 접근해 증거를 수집하거나 원본 데이터를 삭제하는 이른바 '합법적 해킹' 도입을 추진한다. 광고 차단과 계좌 거래 정지로 불법 사이트의 수익원을 끊고 도메인을 바꿔가며 접속 차단을 피하는 사이트도 자동 탐지한다.

정부는 우선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해 불법 촬영물을 직접 제작·유포하지 않더라도 유통 사이트를 개설·운영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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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법촬영물 유포 방지 대책
한국인 관련 촬영물 215만개 추산
차단에도 6683곳 여전히 접속 가능
경찰, 20명 규모 특별수사팀 신설
광고 금지·운영계좌 거래정지도 추진
AI로 ‘도메인 셔틀링’ 자동 탐지·차단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를 개설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고 수사기관이 서버에 직접 접근해 증거를 수집하거나 원본 데이터를 삭제하는 이른바 ‘합법적 해킹’ 도입을 추진한다. 광고 차단과 계좌 거래 정지로 불법 사이트의 수익원을 끊고 도메인을 바꿔가며 접속 차단을 피하는 사이트도 자동 탐지한다. 한국인 관련 불법 촬영물이 215만 개에 달하는 등 기존 삭제·차단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경찰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불법 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 3만 4628개를 분석한 결과 6683개(19.3%)가 여전히 접속 가능했고 이 가운데 3823개는 우회 절차 없이 국내망에서도 접속할 수 있었다. 한국어로 운영되거나 한국 관련 카테고리를 둔 사이트는 1316개, 한국인 관련 영상은 약 215만 개로 추산됐다.

불법 사이트는 도박·성매매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도 올렸다. 국내에서 접속 가능한 사이트 1647개에는 관련 배너 광고 4만 686개가 게재돼 있었으며 사이트 한 곳당 최소 연 2억 원을 버는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이 검거한 불법 사이트 가운데 수익이 확인된 117곳의 총수익은 약 304억 원이었다. 일부 사이트는 도박 사이트 가입 시 더 많은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불법 촬영물을 다른 범죄의 유인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정부는 우선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해 불법 촬영물을 직접 제작·유포하지 않더라도 유통 사이트를 개설·운영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에는 총 20명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운영 총책을 겨냥한 수사에 나선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 등 해외 기관과 공조도 확대한다. 또 법원 영장 등을 토대로 수사기관이 서버에 직접 접근해 단서를 확보하고 원본 데이터를 삭제하는 ‘능동적 방어 제도’를 도입한다.

불법 사이트 광고 게재를 금지하고 운영 계좌의 거래를 정지하는 방안 또한 추진한다. 삭제 요청에 반복적으로 불응하는 해외 플랫폼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협력해 제재하기로 했다. 차단 뒤 1~2시간 만에 도메인을 바꿔 다시 문을 여는 ‘도메인 셔틀링’은 인공지능(AI)으로 자동 탐지하고 기존 사이트와 유사성이 높은 경우 별도 심의 없이 신속 차단하는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은 불법 사이트의 99% 이상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기존 규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삭제 요청 불응률은 2022년 24.4%에서 지난해 28.5%로 높아졌다. 경찰 수사가 이뤄진 디지털 성범죄 역시 2023년 2314건에서 2024년 3579건, 지난해 427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구조 자체를 무력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유나 기자 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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