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주주환원 기대감 시장선 100조 이상 관측까지…구체적 규모는 미정
SK하이닉스, 자사주 40조 매입·전량 소각 결정
삼성전자도 특별배당 등 주주환원 방안 논의 중
FCF 50% 원칙 속 투자·환원 균형이 관건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역대급’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면서 시장의 시선이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환원 규모나 방식을 확정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 거론되는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환원 전망은 아직 관측 수준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행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2027년 이후 적용할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실행 방안을 이사회와 경영진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현행 주주환원 정책은 2024~2026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골자다.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실시하고 3년간 FCF의 50%에서 정규배당을 제외한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FCF가 크게 늘어난 만큼 추가 환원 규모도 과거보다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말 순현금은 약 167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현행 3개년 정책을 정산할 경우 상당한 추가 환원 여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100조원 이상의 환원 가능성까지 거론하지만 투자 규모와 향후 현금흐름 등에 따라 실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환원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키운 것은 SK하이닉스의 결정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약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2407만 주를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며 국내 상장사의 자기주식 소각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원칙도 한 단계 강화했다. 기존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환원 규모를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자사주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기로 했다.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추가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구체적인 추가 환원 규모와 방식은 3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상응하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2024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뒤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취득한 약 8조4000억원어치를 소각했고 올해 초에는 정규배당 외에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조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처럼 자사주 소각에 무게를 둘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가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HBM과 첨단 공정, 패키징을 비롯해 로봇·전장·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위한 재원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 역시 주주환원과 미래 투자 사이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환원 간 최적의 균형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마련해 조만간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파격적인 결정으로 삼성전자의 차기 주주환원책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첨단 반도체 투자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주주환원에 어떤 비율로 배분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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